메뉴 건너뛰기

한옥스테이 ‘버틀러리’ 운영 이동우 대표

“호텔이나 일반 숙박시설에선 경험할 수 없는 한국 전통 독채에 머무는 거잖아요.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을 보며 신기해하고 나무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즐겁다고 합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 북촌한옥마을에서 만난 이동우(28) 프라우들리 대표는 이런 이유로 2019년 일찌감치 한옥스테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북촌, 서촌 등을 중심으로 35채의 한옥 숙소 브랜드 ‘버틀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3만명이 찾은 버틀러리 예약 고객의 90%는 외국인이다. 그는 홍익대 인근 게스트하우스에서 청소 아르바이트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처음 접했다. 보증금 1000만원으로 지하에 게스트하우스를 직접 운영도 해 보며 한옥 숙박 사업을 구상했다.

한옥스테이 '버틀러리' 외부 전경. 프라우들리는 북촌, 서촌의 버려진 한옥을 임대하거나 구입해 이를 고쳐 외국인 숙소로 활용한다. /프라우들리 제공

위 숙소의 리모델링 전 모습. 프라우들리는 방치돼 있는 한옥을 매입, 임대해 이를 고치는 데 평균 2억원을 투자한다. /프라우들리 제공

이 대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 서촌 인근 한옥이 사용 용도 제한 등으로 방치, 저평가되고 있는 것을 봤다. 한옥체험업 사업자로 허가받으면,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100% 합법으로 숙박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그는 골목골목 무방비로 방치된 낡은 한옥을 매입하거나 임대한 뒤 이를 한옥 건축 기준에 맞게 리모델링해 도심 속 전통 숙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에서 지붕 수선비 200만원을 지원받아도 1채당 고치는 비용이 평균 2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 대표는 “한옥은 춥고 불편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를 깨기 위해 섀시, 냉난방 시설 등에 투자해 마치 신식 아파트에 머무는 것 같은 편의성을 구현하는 데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암키와, 수키와 구성이라든지 처마선 높이 이하의 담장 높이라든지 기준을 맞추는 데 너무 비쌀 것 같으면 리모델링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숙소 위치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와 가까워 다른 K-콘텐츠와 연계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라며 “이곳을 찾은 외국인은 통인시장에 나가 떡볶이를 맛보고 지역주민이 소개해 주는 무료 마을 투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농심과 손잡고 객실 내부에 짜파게티, 너구리를 배치해 놓고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레시피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짜파구리는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K-푸드다. 이 대표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외국인들은 이런 사소한 경험에 열광한다”고 했다.

이동우 프라우들리 대표. /프라우들리 제공

프라우들리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서울을 넘어 지방 곳곳에 버틀러리를 세워 지역의 활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이 반드시 찾는 서울 관광지 인근은 2억원을 투자해도 회전율이 좋아 사업성이 있지만 지역의 경우 어려움이 있다”며 “거창군(경남) 한옥마을에 가 보니 몇몇 집만 사람이 살고 유령도시처럼 방치돼 있었다. 전주·경주 등도 사업을 확대할 생각은 있지만 고민이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운영 중인 숙소가 북촌, 서촌에 밀집된 만큼 인근에 조식 서비스를 위한 한옥 식당을 운영한다든지, 서울시 ‘북촌라운지(K-콘텐츠 체험 공간)’ 운영 경험을 살려 자체 체험 공간을 만드는 것도 목표”라면서 “숙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종합 K-콘텐츠 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005 러, 사흘 새 하르키우 마을 9곳 장악…국방장관 교체 랭크뉴스 2024.05.13
16004 "다음주부터 병원·약국 갈때 신분증 꼭 챙기세요"…환자 본인확인 절차 강화 랭크뉴스 2024.05.13
16003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44년 만에 겨우 편안해졌다”[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랭크뉴스 2024.05.13
16002 [단독]채 상병 사망 이틀 뒤 “말씀하신 수사계획서 첨부” e메일로 자료 받은 대통령실 랭크뉴스 2024.05.13
16001 “이거 보면 ‘아아’ 못 마셔”…곰팡이 범벅 카페 제빙기 랭크뉴스 2024.05.13
16000 [사설] 위헌 논란에 국민 절반 반대… 누굴 위한 25만 원인가 랭크뉴스 2024.05.13
15999 액상담배 과세 확대하나…'합성니코틴 규제' 논의 속도 랭크뉴스 2024.05.13
15998 [K의료기기 프론티어] ‘자동 인공호흡기 AI’ 개발한 딥메트릭스 “미국 대형 병원서 검증, 시장 진출 속도 빨라져” 랭크뉴스 2024.05.13
15997 캐나다 서부 산불 확산…수천 명 대피령 랭크뉴스 2024.05.13
15996 노란불 본 '딜레마존'서 달리다 쾅…대법 '무죄→유죄' 뒤집었다 랭크뉴스 2024.05.13
15995 ‘고가 가방 의혹’ 검찰 수사 ‘속도’…오늘 최재영 목사 소환 랭크뉴스 2024.05.13
15994 원재료부터 완성품까지… 전기차 생태계 장악하는 中 랭크뉴스 2024.05.13
15993 김수미 지분 회사 시끌…‘꽃게대금 미지급’ 승소했지만 랭크뉴스 2024.05.13
15992 ‘다 짓눌러 박살’ 광고에 ‘여론 박살’난 애플 결국 사과 랭크뉴스 2024.05.13
15991 유람선서 바다 추락사‥전기차 나무 충돌 2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13
15990 尹대통령-황우여·추경호, 오늘 상견례 겸 만찬…비대위 구성 공식 완료 랭크뉴스 2024.05.13
15989 "하던대로 하면 괜찮습니까" 대한민국에 던진 최태원의 질문 랭크뉴스 2024.05.13
15988 [일본에 배신 당한 네이버]④ 틱톡은 美 정부에 소송… 네이버는 日 정부에 대응 못하나 랭크뉴스 2024.05.13
15987 "전세계가 中전기차 관세 올리면 韓 이익…부품 관세는 韓 손해" 랭크뉴스 2024.05.13
15986 의대증원 법원판결에 '촉각'…교수들 "정부자료 공개·정책검증" 랭크뉴스 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