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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 대표 요구 당시 거절
어도어 "독립적 운영 위해 요청했던 사안"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제공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을 하이브에 지난 2월 요구한 것으로 2일 파악됐다.

하이브와 어도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민 대표 측은 이런 내용이 담긴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에 보냈다. 수정안의 골자는 뉴진스 전속 계약 해지를 어도어 이사회 의결 없이 대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당시 하이브는 이 수정안을 거절했다. 민 대표 요구를 받아들이면 하이브의 관여를 거치지 않고 그의 뜻대로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표가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권을 행사하면 하이브는 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이런 요구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이 제기된 뒤 지난달 25일 이뤄진 감사에서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란 대화가 나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의 전속계약권은 K팝 기획사에 중요한 자산이다. YG엔터테인먼트 등도 소속 가수의 전속계약 문제를 이사회 동의를 거쳐 결정한다. 이런 경향과 달리 민 대표가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권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어도어 측 관계자는 이날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 사항이었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 측에 따르면, 당시 주주 간 계약 수정 요구는 민 대표가 지난 1월 25일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와의 미팅에서 외부 용역사 선정과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하이브의 주장대로 '경영권 찬탈'을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는 게 어도어 측의 해명이다.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아울러 서울지법에 임시주주총회 허가 신청을 내 이달 말 임시주총이 열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민 대표의 해임은 사실상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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