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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관련 단체의 기소 요청에 법원 예비 조사 착수
총리 “우파와 극우파의 모략”…야당 “피해자인 척 말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그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스페인 법원이 페드로 산체스 총리 부인의 부패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를 결정하자, 산체스 총리가 공적 업무를 중단하고 총리직 사퇴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산체스 총리는 24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4쪽짜리 편지에서 “잠깐 멈춰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가치가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며칠 동안 공적인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고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솔직히 정부를 계속 이끌어야 할지 아니면 이 명예로운 임무를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총리직 사퇴 여부에 대한 결정을 오는 29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산체스 총리는 자신의 부인인 베고냐 고메스가 아무런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부패 혐의 논란을 “우파와 극우파의 중상모략”으로 규정했다. 그는 보수 성향 야당인 국민당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와 극우 정당인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극우 성향 조직들과 공모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법원은 이날 총리 부인의 부패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으며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만 설명했다.

법원의 예비 조사 결정은 극우 세력과 연결된 반부패 단체 ‘마노스 림피아스’(결백)의 기소 요청 이후 나왔다. 스페인에서는 제3자에 대해 검찰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기소를 요청할 수 있는 ‘시민 기소’ 제도가 있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고메스가 2022년까지 마드리드에 있는 ‘아이이(IE) 경영대학원’ 소속의 아프리카 연구 센터 소장으로 있으면서 총리 부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에어 유로파’ 항공사와 이 회사의 지주회사인 글로발리아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일부 온라인 매체의 보도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아이이 경영대학원은 성명을 내어 글로발리아로부터 어떤 재정 지원도 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3월 국민당은 에어 유로파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정부로부터 긴급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은 총리 부인의 직업적 인맥과 관련이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으나, 공직자 이해 충돌 감시 기구는 이 혐의를 기각한 바 있다.

산체스 총리는 지난 2018년 국민당 주도의 연정이 부패 스캔들로 불신임을 당하자, 사회노동당을 이끌고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했다. 또 지난해 7월23일 실시된 총선에서는 국민당에 1당을 내줬으나, 여러 군소 정당의 지지를 끌어내는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 사회노동당의 재집권을 성사시켰다. 특히 그는 재집권을 위해 2017년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강행으로 기소된 이들에 대한 사면까지 약속했다.

산체스 총리가 사퇴할 경우 의회가 새 총리를 뽑게 되는데, 현재 의석 분포를 볼 때 여야 어느 쪽도 과반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가 사퇴하면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산체스 총리의 이날 깜짝 발표는 5월12일로 예정된 카탈루냐 지방 선거와 6월6~9일의 유럽의회 의원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도박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당은 논평을 내어 총리가 피해자인 척하고 있다며 “그는 당장 (법원에) 출두해 자신의 정당과 정부, 배우자를 둘러싼 스캔들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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