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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금 화면에 보이는 건 제주도에서 매년 열리는 학생 축구대회의 응원전 모습입니다.

출전 학교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이 일사분란한 응원전은, 그 자체로 축구대회에 못지 않은 명물인데요.

다만 완벽하게 합이 맞아야 하는 만큼 그 연습과정이 녹록치 않겠죠.

최근 이 응원 문화가 인권침해라는 진정이 접수돼 인권위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제보는 MBC,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제주 백호기 축구대회 고등부 결승전입니다.

관중석엔 3년 연속 우승을 기원한다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상대편 응원석에선 학교 이름이 영어 응원문구로, 또 호랑이 모양으로 바뀝니다.

마치 전광판처럼 바뀌는 모양은 고등학생 수백 명이 몸으로 표현한 겁니다.

지난 1971년 시작된 백호기의 대규모 응원전은 전통으로 자리 잡았고, 온라인에서도 매년 화제가 됩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구령에 맞춰 움직이며,

"2획! 3획! 4획!"

하늘 천 한자를 완성합니다.

실수를 하면 언성은 높아집니다.

"더 크게!" <악!> "더 크게!" <악!>

연습은 학생회가 주관하는 데, 취재진과 만난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고등학교 학생은 참기 힘든 강압적인 분위기라고 토로했습니다.

[OO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대회가 다가오면 하루에 2시간 정도씩 잡아서 (연습을) 하고 있어요. 학생회가 일단 소리를 막 질러요. '똑바로 안 하냐' 이런 식으로 선배들이. 무섭기도 하고."

학교도 정규수업 시간을 빼주며 준비를 독려하고, 원치 않아 연습에서 빠진다고 해도 꼼짝없이 지켜는 봐야 합니다.

학생이 문제를 제기하자 돌아온 건 따돌림이었다고 합니다.

[OO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학교에서) 정신병자네, 사회 부적응자네, 이런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복도를 지날 때면 뒤에서 얘기를 한다던가."

결국 제주지역 18개 시민, 청소년 단체는 지난달 인권침해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인권위에 진정서도 제출됐습니다.

[수영/청소년인권모임 '내다' 활동가]
"(누군가에게는) 백호기라는 행사가 즐거운 축제이고 구경거리일 수 있겠지만, 그걸 강요받는 것이 폭력적이고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응원 연습은 강제성이 없었고 관련된 학부모 민원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문제 제기에 나섰던 학생은 이후 괴롭힘이 이어지고, 학교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대자보를 쓰고 자퇴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학교는 "해당 학생이 평소 입시 위주의 교육과 경쟁에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응원이 자퇴의 원인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인권위는 이번 주 토요일 인권침해를 주장한 학생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조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윤병순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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