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새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정 신임 비서실장은 5선 의원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들어 관료 출신이 잇따라 맡아온 비서실장에 처음으로 중량급 정치인이 임명됐다.

윤 대통령은 “용산 참모진뿐만이 아니라 내각·당·야당·언론·시민사회 등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잘 직무를 수행해주실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 전임 비서실장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정무 감각과 소통 능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그간 국민적 상식과 동떨어진 인식과 행태로 논란을 빚은 전력에 비춰, 이런 기대와는 거리가 먼 인선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정 실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페이스북에 “조선은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역사 왜곡 논란이 인 바 있다. 근본적 반성과 인식 전환이 없다면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거듭해온 윤 대통령의 판단 착오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민주당에서 “비뚤어진 역사관과 인식을 가진 정 실장은 협치 대신 정쟁을 촉발시킬 인물”이라는 논평이 나온 사실을 흘려 넘겨선 안 된다.

윤 대통령과 ‘고향 친구’ 사이라고 강조해온 원조 친윤인 정 실장이 과연 윤 대통령에게 얼마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의구심이 크다. 정 실장은 여당 비대위원장이 된 뒤 ‘윤심’이 바라는 당 지도부를 세우기 위해 당대표 선출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퇴행시킨 장본인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우리 당이 무너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주도한 정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는 건 지난 2년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김웅 의원)라는 지적이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걸림돌이다. 대통령실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비서실장에게 요구되는 윤리적·법적 기준에 미달일뿐더러, 국민 통합을 논하기에도 부적절하다. 상급심 결과에 따라선 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이런 부정적 평가를 최소화하려면, 정 실장 자신부터 현 국면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비서실장의 책무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전처럼 ‘윤심 전위대’나 방패막이 노릇에 그친다면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비상한 각오로 가감 없는 민심 전달, 야당과의 협치 도모 등 대통령의 제1참모로서 할 말과 할 일을 다 해야 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510 불황에도 성장세 눈에 띄는 바이오 산업, 삼바·셀트리온 주도[비즈니스 포커스] 랭크뉴스 2024.05.07
13509 [속보]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사건, 법리 따라 엄정 수사···지켜봐달라” 랭크뉴스 2024.05.07
13508 ① 유명무실 ‘2인1조 원칙’…동료 대원도 소방호스도 없이 불길로[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 랭크뉴스 2024.05.07
13507 황우여 “‘6말7초’ 전당대회, 한 달 이상 늦어지지 않을까” 랭크뉴스 2024.05.07
13506 윤 정부 내내 실질임금 감소…민생 외치며 부자감세, ‘이념 경제’에 발목 랭크뉴스 2024.05.07
13505 [영상] 설교 중에 목사를 향한 총…“영혼의 목소리 들었다” 랭크뉴스 2024.05.07
13504 [속보] 비상진료 상황 장기화 대비 건강보험 지원 한달 더 연장 랭크뉴스 2024.05.07
13503 환율 방어 등에 4월 외환보유액 60억달러 감소 랭크뉴스 2024.05.07
13502 지난달 김·맛김 물가 동반 '쑥'…다음 차례는 김밥 랭크뉴스 2024.05.07
13501 [단독] 주주 울린 ‘쪼개기 상장’이 경영진 성과로…재벌 불신 더 키운다 랭크뉴스 2024.05.07
13500 [단독] 주주손실 기업 58% CEO만 연봉업, 갈길 먼 밸류업 랭크뉴스 2024.05.07
13499 루닛, 볼파라 인수 자금 1665억원 투자 유치 완료 랭크뉴스 2024.05.07
13498 14평 집에서 일곱 아이와 살던 '고딩엄빠'…1억 후원 뒤 근황 랭크뉴스 2024.05.07
13497 어떻게 잘 알지?… 현금인출기 마스터키 갈취 사건 랭크뉴스 2024.05.07
13496 트럼프의 32가지 거짓말···“한국은 4만 미군 병력에 대한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랭크뉴스 2024.05.07
13495 “아악, 미쳤나봐” 변호사 남편에게 살해당한 아내의 ‘마지막 음성’ 랭크뉴스 2024.05.07
13494 55년 "카레 왕국" 오뚜기를 만든 5가지 장면 랭크뉴스 2024.05.07
13493 탈북女 “김정은, 기쁨조 매년 25명 뽑아”…세그룹 구성, 각 역할 있다는데 랭크뉴스 2024.05.07
13492 [단독] ‘부정납품’으로 입찰 제한된 삼성·LG, 조달청과 법정공방 랭크뉴스 2024.05.07
13491 한국계 우일연 작가, 미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랭크뉴스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