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2일 당선자총회서 비대위 역할 못 정해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위원장 선임 전권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당선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총회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10 총선 참패 이후 꾸리기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 ‘관리형’이냐 ‘혁신형’이냐 갑론을박하던 국민의힘이,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전권을 맡겨 이르면 이번주 비대위원장부터 지명하기로 했다. 비대위의 성격과 역할을 놓고 일주일 가까이 당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순서를 바꿔 일단 사람부터 앉히기로 한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22일 두번째 당선자 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비대위원장을 추천해서, 필요한 절차를 밟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간 당 안에선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지만 그는 이날 당선자 총회 신상발언에서 “국민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계시기 때문에, (총선 지도부의 일원인)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건 국민 뜻을 받드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고사했다. 윤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당 중진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들은 뒤 이르면 주중에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어떤 비대위여야 하는가’를 두고 당내 논쟁이 길어지며 결론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고육책에 가깝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열린 첫 당선자 총회에서, 새 지도부를 뽑을 6월 전당대회 준비용 실무 기구로 ‘관리형 비대위’를 꾸리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일부 수도권 당선자들 사이에서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한 시기인데 한가한 얘기”라는 반발이 나왔고, 19일 낙선자 간담회에서 당 혁신 전권을 가진 ‘혁신형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쏟아지며 논의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윤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지명 전권을 맡긴 것은,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 구성을 책임지려면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당내 논박이 더 거세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도 새달 3일 오후로 일주일 앞당겼다.

하지만 윤 원내대표는 ‘관리형 비대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내 혁신형 요구도 여전히 만만치 않아 비대위원장이 지명되더라도 논쟁은 계속될 여지가 크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자들 다수 의견은 전당대회를 빨리 하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빨리 하는 데 필요한 비대위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저는 이해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역시 그 역할에 적합한 인물로 선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 조직위원장 160명은 이날 “통렬한 성찰과 쇄신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며 ‘혁신 비대위’ 구성 등의 요구를 윤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해온 윤상현 의원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낙선자 초청 세미나를 개최해 “대참패에도 불구하고 토론회 하는 걸 불편해하는 공동묘지 같은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지금은 분노해야 할 시기, 혁신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당선자들 사이에선 떠밀리듯 비대위원장을 찾는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영남 지역의 한 당선자는 “총선에 참패한 당치고는 느긋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새롭게 거듭나겠습니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모든 당선자가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당선자 총회를 시작했다. 지난 16일 첫 당선자 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셀카’를 찍고 웃으며 인사를 나눠, “총선 참패에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판이 나온 것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994 "안타깝고, 섭섭합니다" 조국혁신당, 민주당에 왜?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4.24
12993 “주1회 외래수술 쉽니다”…길어지는 대학병원 대기줄 피해 중소병원 발길 돌리는 환자들 랭크뉴스 2024.04.24
12992 천하람 “한동훈은 긁어 본 복권…정치 리더로서 매력 없어져”[초선 당선인 인터뷰] 랭크뉴스 2024.04.24
12991 “배상 해준다”는 은행에 “180명 고발”로 맞수…길어지는 ‘홍콩 ELS’ 사태 랭크뉴스 2024.04.24
12990 ‘두 차례 연기에 교신 재시도까지’ 한반도 실시간 감시 성큼…첫 군집위성 발사성공(종합) 랭크뉴스 2024.04.24
12989 2주째 수습 첫발도 못떼는 국민의힘···중진들 서로 “네가 해라, 비대위원장” 랭크뉴스 2024.04.24
12988 민희진, 1년 전 “어도어는 내 음악·사업 위한 회사” 인터뷰 재조명 랭크뉴스 2024.04.24
12987 “육군은 철수...우린(해병) 한다” “사단장님이 ‘하라’ 하셨다”···채 상병 사건 녹취록 공개 랭크뉴스 2024.04.24
12986 尹대통령 만난 與 낙선자들 "반성하고 바꿔야" 고언(종합) 랭크뉴스 2024.04.24
12985 중학생이 도박장 만드는데…‘땜질식’ 예방 언제까지 랭크뉴스 2024.04.24
12984 "김건희 특검도 영수회담에 올려야"... 野 강경파 주장에 이재명 선택은 랭크뉴스 2024.04.24
12983 요양병원 항생제 처방 해마다 증가…“65%는 부적정 처방” 랭크뉴스 2024.04.24
12982 윤 대통령 “남은 임기 3년 도와달라”…낙선 의원들 격려 오찬 랭크뉴스 2024.04.24
12981 [단독]폐지 대신…'금투세 유예' 힘 받는다 랭크뉴스 2024.04.24
12980 ‘민생 법안 어쩌나’… 巨野 공세 속, 여야 본회의 협의 ‘깜깜’ 랭크뉴스 2024.04.24
12979 ‘우크라 무기지원’ 미 법안 통과…러 자산 압류·매각 길도 텄다 랭크뉴스 2024.04.24
12978 ○g당 ○만원, 신종도 수두룩…'마약 백화점' 변질된 오픈채팅방 [마약과의 전쟁 1년] 랭크뉴스 2024.04.24
12977 "100% 사실"이라던 이재명, 이화영 술판 얘기 쏙 들어간 이유 랭크뉴스 2024.04.24
12976 4년 전 ‘복붙’될라… 與 총선백서 벌써부터 ‘무용론’ 랭크뉴스 2024.04.24
12975 [현장] 미 대학가 텐트 농성…“가자 고통에 비하면 체포가 대수냐” 랭크뉴스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