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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가요기획사 하이브가 그룹 뉴진스가 속한 레이블 어도어와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하이브
하이브 레이블인 어도어는 S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이자 HYBE CBO를 역임했던 민희진이 만들었다. 사진 어도어 로고
국내 최대 가요기획사인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놓고 갈등 중이다. 어도어엔 K팝 간판 걸그룹인 뉴진스가 속해 있다.

하이브는 22일 어도어가 올해 초부터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감사에 들어갔다. 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부대표 L씨 등에 보낸 감사 질의서에는 어도어 경영권 탈취 모의 내용, 사업상 비밀유출, 인사청탁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내용이 담겼다.



하이브 감사권 발동 배경은
하이브는 2005년 방시혁이 설립한 빅히트에서 출발해, 2024년 9조 이상의 시총 회사로 성장했다. 사진 연합뉴스
하이브는 어도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문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는 등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현 어도어 경영진에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매각토록 한다’는 것이 어도어가 세운 경영권 확보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하이브는 이번 사태의 키맨으로 최근 하이브에서 어도어로 이직한 부대표 L씨를 지목했다. L씨가 하이브 재직 시절 하이브의 재무 정보와 계약 정보 등 핵심 영업비밀을 확보하고 이를 경영권 확보 계획 수립에 이용했을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이 아티스트 건강상황 등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외부인의 인사청탁을 받아 직원을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제보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사내 아티스트에 대한 부정여론 형성 작업 등 기타 의혹들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또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뉴진스 론칭은 프로듀서 데뷔작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절박했다"고 말했다.

뉴진스로 지난해 1000억 매출

어도어는 2021년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로,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레이블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 1102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 당기 순이익 26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 재직 당시 소녀시대·샤이니·엑소 등의 브랜딩을 총괄했던 민 대표는 2019년 하이브로 자리를 옮긴 뒤 어도어를 설립했다. 지난해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현재 어도어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어도어는 K팝 팬들 사이에서 가장 트렌디한 콘셉트를 제시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2년 데뷔한 뉴진스는 가요계 ‘Y2K’ ‘이지리스닝’ 감성을 이끌었고, ‘어텐션’·‘하입보이’·‘슈퍼샤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로로 민희진 대표는 서울시 문화상, 골든디스크 제작자상, 2023 빌보드 위민 인 뮤직 등을 수상했다.

'어텐션' 뮤직 비디오 촬영이 진행된 스페인의 한 해변에서 뉴진스 멤버와 민희진 대표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해린, 민지, 혜인, 하니, 다니엘, 민 대표. 사진 민희진 제공

다섯 멤버 개인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상당하다. 민지는 2023년부터 샤넬의 하우스 앰버서더로, 하니는 구찌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다니엘은 셀린느, 해린은 디올, 혜인은 루이비통의 앰버서더를 각각 맡고 있다. 지난해 뉴진스는 음악과 광고, 패션계 등에서 110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어도어는 역대 최단 기간에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뉴진스의 빌보드 등 해외 성과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늦어도 데뷔 만 5년차에 블랙핑크 7년차 매출에 근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하이브와 어도어 간 경영진 갈등은 하이브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알려지자 하이브 주가는 22일 7.81%(1만8000원)하락한 21만2500원으로 장마감했다. 컴백을 앞둔 뉴진스에게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진스는 다음 달 24일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발매한다.
방시혁은 하이브 지분 31.5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설립자다. 사진 하이브


민 대표는 2022년 8월 본지 인터뷰에서 “내가 독자 레이블을 운영하려고 했던 이유는 온전히 음악 때문이다. 완벽하게 내가 원하는 음악으로 구성된 음반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레이블 독립권 보장을 유일한 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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