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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오전에 보고 또 봅니다.”

22일 오후 3시 30분경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을 소개하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내려온 윤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윤 대통령이 “또 본다”고 한 건 5시간 전인 오전 10시 30분경 브리핑룸에 내려와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한 것도 윤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발표하며 기자들과 즉석 질의응답을 했다. 먼저 윤 대통령이 “질문 있으세요?”“궁금한 거 없으시죠?”라고 말하면 기자들이 묻는 방식이었다.

윤 대통령이 정 실장을 발표할 때엔 국정 운영의 구체적 변화 계획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의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각 질문에 2분 가까이 답하며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살펴가겠다”“듣기 위해 이 대표를 초청했다”고 답했다. 홍 수석 발표 때 나온 “후임 총리 지명은 언제쯤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를 용산에 초청했기 때문이 그와 관련해 여러 얘기를 주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감한 현안 관련 질문이 쏟아졌고, 윤 대통령은 언론에 가감없는 생각을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2022년 11월 이후 중단된 “도어스테핑의 기억이 떠오른다”는 말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등 현안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이날 두 번 브리핑룸에 내려온 것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것도 예고에는 없던 일이었다. 윤 대통령이 언론의 공개 질문을 받은 건 도어스테핑 중단 뒤 1년 5개월 만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인선 발표와 관련해 참모진에게 “직접 내려가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브리핑룸에 자주 내려가겠다. 기자들과도 수시로 만나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소개할 때도 소통과 설득이란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인선의 방점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일보 기자로 시작해 5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정 실장의 이력을 설명하며 “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설득하고 소통하고 정책 추진을 위해 여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진석 부의장님 같은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을 직접 소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홍 수석에 대해선 “당에 많은 분 얘기 들어보니 소통과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추천을 받았다”고 했다. 향후 “야당의 주장 중 전향적으로 수용할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여야 정당, 언론, 우리 시민사회와 더 많이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2년간 세워 놓은 걸 국민과 소통해 고칠 건 고치고, 정치권과 대화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브리핑룸에서 참모들의 인선을 밝힌 것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후 처음이다. 정부 출범 뒤엔 주로 비서실장과 홍보수석이 인선 발표를 했다. 지난해 12월 이관섭 전 비서실장 임명을 전한 것도 당시 사의를 표명했던 김대기 전 비서실장이었다.

당선인 시절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와 비서실장 및 장관 인선을 직접 발표하며 언론의 질문도 받았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계획을 공개할 때는 약 1시간가량 브리핑까지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소통 강화를 청와대 이전의 이유로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질의응답을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간담회 혹은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언론사 간부 간의 소통 자리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용산 참모는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지금 분위기라면 정해진 건 없지만 도어스태핑 재개도 배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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