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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프로젝트 큐리오시티' 코드명 '빅 리버' 업체 설립
신분 숨기고 경쟁사 회의 등 참석…경영진에 인쇄본으로 보고


아마존 로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제3자 판매업체를 차려 월마트 등 경쟁사의 정보를 몰래 수집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5년 '프로젝트 큐리오시티'(Project Curiosity)라는 코드명으로 시애틀에 '빅 리버 서비스 인터내셔널'(Big River Services International·이하 빅 리버)이라는 업체를 설립했다.

이 업체는 신발과 비치 의자, 티셔츠 등 많은 종류의 물품을 미 전역의 온라인 고객들에게 배송해왔다. 또 래피드 캐스케이드(Rapid Cascade)와 스베아 블리스(Svea Bliss)와 같은 브랜드명으로 아마존뿐만 아니라 월마트, 이베이 등에서 연간 약 100만 달러의 상품을 판매했다.

이 업체는 웹사이트에서 "우리는 기업가, 사상가, 마케터, 크리에이터"라며 "고객에 대해 열정이 있고 실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빅 리버가 아마존의 한 조직으로, 경쟁사에 대한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한다는 내용은 빠져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빅 리버는 경쟁 전자상거래 시장의 물류 운영 및 결제 서비스, 가격과 물류 정보, 기타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국가에 걸쳐 판매해왔다"며 "이를 통해 이 팀은 아마존과 이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또 이 팀원들은 경쟁사의 판매자 회의에 참석하고 경쟁사 직원들을 만났지만, 아마존에서 일한다는 점은 말하지 않고 빅 리버 직원이라고 신분을 숨겼다.

외부에서는 아마존이 아닌 다른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아마존 직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아마존 로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프로젝트 비밀 유지를 위해 이메일이 아닌 번호가 매겨진 인쇄본 보고서로 아마존 경영진에게 보고했고, 이 프로젝트 참여 직원들은 아마존 내부 다른 팀과 이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빅 리버 관계자는 아마존 스토어 최고경영자(CEO)인 더그 해링턴을 포함해 아마존 최고 경영진이 프로젝트 큐리오시티 팀의 업무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이 프로젝트의 타깃은 가장 큰 라이벌인 월마트로, 월마트는 제3자 판매자에 대한 문턱이 높았지만 빅 리버는 2016년 월마트가 인수한 제트닷컴이라는 업체에서의 판매를 통해 자격을 얻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업체 사이트에는 눈에 띄는 오타가 있고, 일본 브랜드의 연락처가 시애틀 주소가 기재돼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링크트인에 아마존을 고용주로 등록해 위장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아마존 측은 이에 대해 "벤치마킹은 비즈니스에서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아마존은 다른 많은 소매업체와 마찬가지로 판매 파트너를 포함한 고객의 경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벤치마킹 및 고객 경험 팀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들도 아마존 사이트에서 판매함으로써 아마존에 대해 연구를 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거의 모든 기업이 경쟁사를 조사하고, 공개된 문서나 정보를 얻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매장을 둘러본다"면서도 "전문가들은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이런 기업 정보 수집과 기업 또는 산업 스파이 활동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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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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