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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진행 중인 체스 마라톤 신기록 도전. AP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체스 선수가 60시간 동안 쉬지 않고 체스 경기를 하는 기록을 세웠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아동교육 문제 개선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그는 이 도전을 계기로 기부금도 모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나이지리아 체스 선수 툰데 오나코야(29)가 60시간 연속으로 체스 경기를 하는 데 성공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이전의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식적인 ‘최장 체스 마라톤’ 세계 신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네스 세계 기록 쪽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확인 절차는 길게는 몇 주가 걸릴 수도 있지만, 이미 나이지리아에선 오나코야가 국가적 영웅이 됐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나이지리아 체스 선수 툰데 오나코야. 툰데 오나코야 엑스 갈무리

오나코야는 미국 체스 선수인 숀 마르티네스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17일 경기를 시작했다. 기존의 최장 체스 경기 기록은 2018년 11월에 노르웨이 선수들이 세운 56시간9분37초였다. 오나코야와 마르티네스는 58시간을 목표로 경기를 시작했고, 19일에서 20일로 넘어가는 밤 12시40분에 60시간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경기 사이마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는 계속해서 체스를 뒀다고 한다.

오나코야는 자신의 도전이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아프리카 전역 어린이 수백만 명의 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록에 도전하면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교육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섰다. 경기를 시작한 지 20시간 만에 2만2천달러(약 3천만원)가 모였으며, 목표 금액은 100만달러(약 14억원)다. 나이지리아가 속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령기 아동의 수가 1천만 명이 넘는다고 에이피 통신은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체스 선수 툰데 오나코야(가운데)가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숀 마르티네스(오른쪽)와 체스 경기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라고스주 이코로두의 빈민가 출신인 오나코야는 동네 이발소에서 체스를 처음 배웠다. 가난 때문에 학비를 낼 수 없게 되자 오나코야의 어머니는 학교에서 청소 일을 하면서 오나코야가 계속 공부를 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체스 선수로 자리를 잡은 뒤 오나코야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체스를 가르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체스 인 아프리카 슬럼’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체스 마라톤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면서 모은 기부금 역시 이 단체에 쓰일 예정이다.

도전이 진행된 뉴욕 타임스스퀘어에는 나이지리아 출신 사람들이 모여 아프리카 음악을 틀고 환호하면서 오나코야를 응원했다. 그의 경기는 고국 나이지리아의 최대 도시 라고스 곳곳에서 생중계되기도 했다. 기록을 세운 뒤 오나코야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지만, 그들(자신을 응원한 이들)이 정말 놀라운 일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전 세계에서 모여든 나이지리아인들이 나와 밤새 함께해 주었다. 같이 노래하고 춤추는 그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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