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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수감자들을 바꿨다

랭크뉴스 2024.04.16 22:16 조회 수 : 0

폭력으로 악명 높은 미국 교도소
2005년 1000마일 러닝 클럽 설립
마라톤 출전 등으로 ‘재기의 꿈’
샌 퀜틴 교도소 수감자들이 달리기를 통해 변화하는 삶을 다룬 영화 <26.2 투 라이프(26.2 to Life)>의 한 장면.


샌 퀜틴 교도소는 미국에서 가장 폭력적인 역사로 악명 높은 곳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유일한 교정기관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노래에 등장하고 조니 캐시의 공연으로도 유명해진 곳이다. 이곳 수감자들이 달리기를 통해 사회 복귀와 재기를 꿈꾸고 있다.

CNN은 최근 “교도소 수감자들이 달리기를 시작했고 마라톤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달리기를 하면서 달라진 복역자들의 일상과 생각을 전했다.

라산 토머스는 마약 거래 중에 사람을 총으로 쏘고 다치게 한 혐의로 2003년 55세 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끝이 안 보이는 감옥 생활을 보내기 위해 1000마일 클럽에 합류했다”며 “달리기는 집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1000마일 클럽은 2005년 설립된 러닝 클럽이다. 지역 마라톤 클럽 자원봉사 코치들이 교도소에 와서 지도한다. 수감자 50여명이 회원이 됐고 20대부터 70대까지 있다. 토머스는 “우리가 사회에 포함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세상의 일부가 되면 세상은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1000마일 클럽 이야기는 크리스틴 유 감독 영화 <26.2 투 라이프(26.2 to Life)>로 소개됐다. 26.2마일은 마라톤 풀코스 거리다.

CNN은 “수감자들은 감옥 내 작은 운동장을 105바퀴씩 뛴다”며 “연말 마라톤 출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애나 피츠패트릭 코치는 “달리기가 수감자들이 목표를 향해 집중하도록 하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며 “달리기를 할 때 벽, 소음 등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짐 멀로니 코치는 “수감 시스템은 사람을 처벌할 뿐만 아니라 비인간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재소자들이 인간성을 되찾고 범죄가 아니라 가치 있는 인간으로 정의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상기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수감자 비율이 세계적으로 무척 높은 나라다. 미국 교정시설에는 2백만명가량이 수감돼 있다. 흑인은 전체 인구의 13.6%에 불과하지만, 수감자 중에선 38.7%다. 수감자 69%가 유색인종으로 대부분 사회경제적 불이익을 경험했다.

이 교도소에서 2급 살인죄로 장기 복역한 마켈 테일러는 교도소 내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슬픔을 이기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였던 테일러는 “코치들은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고, 우리가 저지른 범죄가 무엇인지 묻지도 않는다”며 “삶이 회복되고 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한 여자친구를 구타해 조산을 초래한 혐의로 형을 살았다. 17년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50대가 된 테일러는 가석방으로 출소한 러너이자 코치다. 1년 동안 감옥 밖 생활에 적응한 후 다시 규칙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테일러는 2022년 보스턴 마라톤을 2시간52분에 완주했다.

2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한 토머스는 2022년 개빈 뉴섬 주지사로부터 “재활에 전념했다”며 감형받았고 2023년 뉴욕시 마라톤을 완주했다. 토머스는 “마라톤 프로그램을 수료한 사람들의 재범률은 0%”라며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수감자들을 위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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