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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황혼이혼 증가한 영향
“여성들도 당당하게 이상형 제시”
상담소 방문 10명 중 3명이 女노인

A씨(74)는 4년 전 4살 연하 아내와 황혼 재혼을 했다. 그는 전 아내와 이혼한 뒤 2년 정도 혼자 살았다. 외로웠던 A씨는 결국 2020년 초 재혼 전문 회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해 12월 지금의 아내를 만나 함께 살게 됐다. A씨의 새 아내 역시 전 남편을 암으로 잃었다. 그러다 A씨와 같은 회사 문을 두드렸다. 남은 인생을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A씨는 황혼 결혼에 만족한다. A씨는 15일 “혼자가 된 뒤 황혼 결혼을 망설이는 노인들에게 남 눈치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남은 인생 서로 의지하다 가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아내도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결혼은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혼인 건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60대 이상 연령층에선 혼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100세 시대’를 맞아 60, 70대를 중심으로 황혼 결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적령기인 25~34세 혼인 건수는 남성 기준 10만49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1100건가량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60세 이상 남성의 혼인 건수는 7700건으로 전년보다 500건 늘었다.

황혼 결혼이 늘어나는 이유로 고령화와 이혼 증가 등이 꼽힌다. 황혼 결혼 주연령대인 60, 70대 인구는 2003년 530만명에서 지난해 1140만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또 1990년대 초반 5만건에 그쳤던 연 이혼 건수는 지난해 9만2000건을 기록하며 1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황혼 이혼 건수는 남성 기준 2013년 1만500건에서 지난해 1만8900건까지 늘었다. 그만큼 황혼 결혼 시장도 커진 것이다.

노년의 새로운 만남을 꺼리던 일부 여성들도 인식을 바꾸고 있다. 황혼 결혼 상담을 받은 적 있다는 여성 B씨(70)는 “남편과 이혼 후 혼자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에 상담은 물론 실제로 황혼 결혼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 재혼 전문 회사 관계자도 “이제 고령 여성 고객들도 당당하게 이상형을 말하는 등 세상이 변했다”며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황혼 결혼 희망자 10명 중 3명이 여성”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황혼 결혼이 노인들의 사회·심리적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 공동체 해체까지 더해져 노인들은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 됐고 이에 따라 황혼 결혼에 대한 인식도 변하는 것”이라며 “황혼 결혼이 높은 노인 자살률에도 변화를 주는 등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혼 결혼은 새 배우자와 자녀 간 상속 분쟁도 빈발한다. 황혼 결혼은 주로 생계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재력가 노년층이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에 황혼 결혼을 앞둔 노년층이 재산 분할이나 상속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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