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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본인이 가입한 적 없는 보험료를 수년 동안 내다가 뒤늦게 구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요.

설계사들이 가입자 몰래 대필서명을 해, 불법 가입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지적장애가 있는 아내 이름으로 보험을 가입한 한 50대 남성.

매달 3만 원 정도 납입하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 가입된 보험이 하나 더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가입한 적 없는 100세 만기 보험에 매월 9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있었던 겁니다.

[보험 가입 피해자(음성변조)]
"9만 원씩 달마다 내 통장에서 빼내가고 있었다고 하면 기분 되게 나쁘죠."

올해 초 우연히 아내의 카톡을 살펴보다가 잔고가 부족해 보험금이 2개월 미납됐다는 알림을 뒤늦게 발견한 겁니다.

여러 정기적금과 공과금 등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다 보니 일일이 확인을 못 한 사이 5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다는 설명입니다.

[보험 가입 피해자(음성변조)]
"와이프가 지금 지적장애가 살짝 있어서 이런 걸 전혀 캐치를 못하는 사람이라서. 계약자인 저한테는 카톡 같은 걸 전혀 보내지 않고 와이프한테만…"

해당 지점에 문제를 제기해 뒤늦게 문서를 살펴본 남성은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본인과 아내의 서명이 떡하니 서류에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고객 자택 방문, 자필 서명 받아옴'이라는 문구도 쓰여 있었습니다.

서명 대조를 통해 누군가 대필한 것을 확인하고 뒤늦게 보험료를 돌려받았지만, 당시 계약서를 작성한 설계사는 일을 그만둔 뒤였습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음성변조)]
"그때 당시에 모집을 했을 때 정확하게 자필을 받아야 하는 건 맞아요. 근데 이제까지 계속 보험료를 몇십 년 동안 납입을 한 상태여서 그걸 저희도 인지를 못 하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필서명 미이행이나 설명의무 위반 등 보험 불완전 판매로 인한 피해가 62억에 달하는 것이 현실.

게다가 설계사의 독단적인 대필 행위를 보험사가 파악하기도 어려워 보험 계약 절차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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