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1년 2개월째 금리 3.5% 유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당초 6월로 예상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2월에 이어 이번 10번 연속 금리를 묶었다.
금통위는 의결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면서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의 금리 동결은 여전히 불안한 물가상황 때문이다. 당장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3.1%), 3월(3.1%)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사과·배 등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국제유가 불안이 고개를 들면서 석유류 물가도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수그러든 점도 금리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3.4%)를 웃돌았다. 지난해 9월(3.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미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당초 기대한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