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이날 밤 제주시 개표소에 도착한 미개봉 투표함. 특수 밀봉 스티커인 봉인지 주변에 또 다른 봉인지를 붙였다가 떼어낸 흔적이 남아 있다. 류동현 촬영감독

제주에서 4·10 총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도중 투표함을 밀봉한 스티커가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개표참관인과 선거관리위원회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제주도 선관위 측은 "투표함을 재활용하면서 불거진 오해"라고 밝혔습니다.

■ 미개봉 투표함에 봉인지 떼어낸 자국…"미리 열어봤나?"

어젯밤(10일) 9시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아직 열지 않은 투표함에 '봉인지'를 떼어낸 자국이 있는 것을 놓고 "누군가 미리 투표함을 열어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개표참관인 사이에서 제기됐습니다.

또 비슷한 시각 제주도 서귀포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 마련된 서귀포시 개표소에서도 미개봉 투표함 10여 개에 남아 있는 봉인지 자국을 놓고 참관인들이 똑같은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했습니다.

투표함 봉인지는 개표소에서 투표함을 열 때까지 이를 밀봉해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는 특수재질 스티커입니다. 떼어내는 순간 특수 문양이 나타나 훼손 여부를 바로 알 수 있고, 떼어낸 뒤 다시 붙이는 등 재사용이 불가능합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이날 밤 제주시 개표소에 도착한 미개봉 투표함. 왼쪽 투표함과 달리 오른쪽 투표함은 특수 밀봉 스티커인 봉인지를 붙였다가 뗀 흔적이 남아 있다. 류동현 촬영감독

■ 선관위 "사전 투표함 재활용…스티커 자국 깨끗이 제거 못 해"

이에 대해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일부 투표함을 재사용하면서 불거진 오해"라고 해명하고, 개표를 이어나갔습니다.

제주도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 중 일부가 사전투표 때도 사용했던 것으로, 당시 봉인지를 떼고 남은 스티커 자국이 깨끗이 지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본 개표참관인들이 오해해서 불거진 소동이고,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개표를 계속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혹시라도 투표함을 누군가 미리 열어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절대 발생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일축했습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참관 아래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제주도선관위 측은 "투표, 투표함 이송 등 전 과정에 참관인이 동행하므로 절대 투표함을 열어보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면서 "이의 제기된 투표함들도 이날 투표가 끝난 후 제대로 봉인됐으며, 이를 지켜본 참관인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국 각지에서 '봉인지 훼손' 논란…선관위 " 정상 봉인 후 참관인 서명"

투표함 봉인지를 둘러싼 소동은 다른 지역 개표소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이날 오후 8시쯤 경북 구미시 개표소에서 투표함에 봉인지가 뜯긴 흔적이 있는 것을 본 일부 참관인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또 경북 포항시와 충남 홍성군 지역 개표소에서도 봉인지를 붙였다 뗀 자국이 남은 투표함
여러 개가 발견돼, 개표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선관위 측은 사전투표·관외 투표함으로 썼던 투표함을 본 투표일에 다시 사용하는 과정에서 봉인지를 떼어낸 흔적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습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참관 아래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또 투표가 끝난 후 참관인 감시 아래 투표함 내부를 확인하고, 특수 봉인지를 새로 붙인 것이라며, 봉인지 탈부착 기록과 이 과정을 지켜본 참관인 서명 날인 기록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투표함 봉인지 '스티커 자국'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투표함을 재사용하면 또다시 오해가 불거질 여지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제주도선관위 측은 "최대한 지울 수 있는 만큼 지웠으나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 전부 새 투표함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대로 투표가 이뤄졌고, 투표함이 봉인됐고, 이를 본 참관인이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서명을 한 건데, 이를 놓고 이의제기를 하신 상황"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하면서도 개표가 모두 끝난 후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투표함 재사용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4·10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제주시 개표소에서 개표참관인의 참관 아래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279 금투세 ·상속세·세액공제 어떻게?...제약·바이오업계 野 압승 ‘기대반’ vs ‘우려반’ 랭크뉴스 2024.04.11
7278 줄어드는 과일 재배면적···배·사과 '金값' 유지할까 랭크뉴스 2024.04.11
7277 서울고검 벽에 '문재인 XXX' '서훈 XX'…욕설낙서 테러범 잡고보니 랭크뉴스 2024.04.11
7276 “에펠탑에 저게 뭐지? 설마 ‘사람’이야?”…밧줄로 에펠탑 오른 여성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4.11
7275 “‘대파’만 없었어도 20명 살아왔을 것”…국힘, 용산 책임론 부글 랭크뉴스 2024.04.11
7274 ‘쥐 황제’ 취임 1년…뉴욕에서 쥐를 보지 않는 법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4.11
7273 ‘강북’ 유일 국민의힘 김재섭 “민주당 지지자인데 당신 찍었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스팟+터뷰] 랭크뉴스 2024.04.11
7272 은퇴 암시한 보아, 악플에 칼 뺐다…"국내외 대규모 고소 중" 랭크뉴스 2024.04.11
» »»»»» “미개봉 투표함에 봉인지 뗀 자국”…각지서 부정선거 소동 랭크뉴스 2024.04.11
7270 與 지도부 줄사퇴…한동훈 "국민 선택 받기에 부족했다"(종합2보) 랭크뉴스 2024.04.11
7269 ‘국회의원’ 조국 “검찰에 경고… 김 여사 소환하라” 랭크뉴스 2024.04.11
7268 조국 "검찰에 마지막 경고…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하라" 랭크뉴스 2024.04.11
7267 與野 따로 없네… 총선 끝나자 정치 테마주 급락 랭크뉴스 2024.04.11
7266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 추진” 윤종오 울산 북구 당선자 랭크뉴스 2024.04.11
7265 검찰 "전담조직으로 알리바이 조작" 김용 "간첩단처럼 침소봉대" 랭크뉴스 2024.04.11
7264 "개헌선 아쉽다" vs "나라 망했다"…밤새 '도파민 롤러코스터' 랭크뉴스 2024.04.11
7263 머스크가 “이르면 내년에 나올 수 있다”고 한 인간을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 과연 어떤 모습일까 랭크뉴스 2024.04.11
7262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상고심, 정경심 유죄 대법관이 심리 랭크뉴스 2024.04.11
7261 이재명 앞날은? "대선위해 협치할 수도"‥한동훈 앞날은? "당대표 출마 가능성" [뉴스외전 정치 맞수다] 랭크뉴스 2024.04.11
7260 총선 참패 뒤 대통령실 참모진 줄사퇴에…野 “국면전환용” 비판 랭크뉴스 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