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사 현장에서 눈을 다친 30대 아빠가 10곳이 넘는 병원에서 치료를 거절당하고 결국 국군 수도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의료 공백 속에서 아빠의 실명을 걱정했던 9살 딸은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생님처럼 저도 제가 도울 사람이 생기면 꼭 도와줄 거예요."
실명 위기에 처했던 아버지를 응급 수술한 의사에게 보낸 9살 윤서 양의 편지입니다.
[조윤서/9살 : "선생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라고 마음으로 빌게요."]
편지를 받은 건 국군수도병원의 김윤택 교수.
아버지 34살 조민수 씨의 퇴원일인 지난달 29일, 윤서 양은 분홍색 봉투에 담긴 감사 편지를 조심스레 전했습니다.
[조민수/조윤서 양 아버지 : "딸 아이는 딸 아이대로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해서 편지를 써야겠다. 편지를 자주 쓰거나 그런 적이 없었는데 쓴다고 하니 좀 놀랐죠."]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조민수 씨는 지난달 18일 사고를 당해 실명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공사 현장을 살피다가 오른쪽 눈에 미세한 물질이 박힌 겁니다.
[조민수/조윤서 양 아버지 : "(동네 병원에서) 안구가 터졌다. 이거 오늘 수술 안 하면 큰일 난다. 바로 지금 대학병원을 빨리 가라…."]
당장 응급 수술이 필요한 급박한 상황.
하지만 수술 장비가 없다,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10곳이 넘는 병원이 치료를 거절했지만 김 교수에게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민수/조윤서 양 아버지 : "병원까지 가는 내내 울고 그랬죠. 안도감과 감사함과."]
결국 조 씨는 12일 동안의 입원 치료를 마쳤고, 가족들은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윤택/교수/국군수도병원 : "매우 감사하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치료하는 환자들 뒤에 이분들의 가족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책임을 지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환자 곁을 지킨 김 교수와 국군수도병원 의료진 덕에 조 씨는 딸과 함께하는 소중한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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