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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판다'로 사랑받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어제(3일) 중국으로 반환된 가운데, 왜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는지 아쉬움의 목소리가 큽니다.

중국의 도시화와 밀렵 등으로 판다가 멸종위기를 맞았고, 이후 중국 정부에서 개체 수 보전을 위해 판다의 번식 등을 엄격히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연관 기사] 판다가 멸종위험종이 된 건 ‘인간’ 때문이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27189

중국으로 돌아간 판다들, 과연 안전한 걸까요?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후변화로 판다의 멸종위험이 커질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KBS 취재진이 서울대 SNU 팩트체킹 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 전망이 얼마나 타당한지 따져봤습니다.

■ "대나무숲이 줄어든다…판다 생육에 악영향"

기후변화로 판다의 멸종위험이 커질 것이란 주장의 가장 큰 근거는 대나무숲의 감소입니다.

대나무는 판다의 사실상 유일한 먹거리입니다. 대나무는 판다의 주요 서식지인 중국 남서부 쓰촨성처럼 습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지구 온난화로 대나무숲이 점차 줄어들면서 그 영향으로 판다도 굶주리게 되고 생존이 어려워질거란 겁니다.

중국 학자들이 2014년 국제 생태 학술지 '다양성과 분포(Diversity and Distributions)'에 기고한 「기후변화로 인한 대나무 서식지와 종 다양성의 감소가 자이언트 판다 보존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판다가 서식하는 중국 쓰촨성 등의 6개 주요 산맥에서 대나무가 어느정도 감소할지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됐습니다.

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배출됐을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산림 전체 면적의 56%인 대나무가 오는 2070년 32%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탄소 배출을 강력하게 억제한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도 대나무 면적은 41%로 줄었습니다.

2017년 중국 생태학보에 실린 논문인 「기후변화가 자이언트 판다의 주식인 대나무와 충라이 산맥 서식지 분포에 미치는 영향」도 같은 맥락의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논문에서는 기후변화로 기온이 점점 올라가면서 서늘한 지역에 사는 고산 지대의 대나무만 살아남고 저지대의 대나무는 크게 줄어들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나무 종류도 줄어들어 먹이 다양성이 감소하고, 판다의 생육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중국에 있는 50여 곳의 판다 자연보호구역 가운데 40곳에서 기후변화로 판다 생육이 저하될 수 있고, 2070년까지 중국 충라이 산맥의 판다 서식지 면적은 37%가량 감소할 거란 게 논문의 결론입니다.

■ 중국, 가능성 낮다지만…기후변화 지표 역대 최고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중국 당국은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2012년 11월 장허민 중국 판다연구센터 소장은 "기후변화에 대나무 성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판다 식량 부족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고, "대나무 멸종이 얼마나 오래 걸릴 지는 신뢰할 수 없는 결론"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기후변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2022년 기후를 분석한 '2023년 중국기후변화 청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가뭄과 기온 등 많은 기후변화 지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오르면 판다를 비롯한 전체 생물 종의 54%가 멸종할 거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판다가 먹이를 찾아 서식지를 옮기는 이른바 '생태 이동성'이 낮은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판다가 식량 부족을 겪을 만큼은 아니더라도 대나무 감소는 필연적이고, 결국 판다 스스로 서식지를 옮겨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국내 판다 전문가인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대학 교수는 "판다가 먹이를 찾아 나서지 못하면 한정된 대나무를 두고 먹이 경쟁을 하게 되고,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서식지들이 서로 분절될 수 있다"며 "결국 근친 교배가 이뤄지고 '근친 약세'까지 이어지게 돼 2100년에는 판다가 절반 이상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후변화로 판다의 멸종위험이 커질 것" : 대체로 사실

종합해보면, "기후변화로 판다의 멸종위험이 커질 것"이란 전망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판다의 멸종위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요?

생태 전문가들은 인간이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고산 지대로 판다를 직접 옮기는 '인위적 개입'이 현 시점에선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고 진단합니다. 다만, 판다의 자생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상돈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판다가 살 곳이 사라지는 미래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예측되고 있다"며 "기후변화 추세가 계속되면 사람이 판다 생태를 직접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고, 이 경우 판다 자생력은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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