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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일신상의 사유”
정재호 주중국 한국 대사. 대사관 누리집 갈무리

‘갑질 의혹’이 제기된 정재호 주중국 한국 대사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월례 브리핑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29일 중국 베이징 주중 대사관은 “4월1일 주중 특파원 대상 월례브리핑은 대사의 일신상의 사유로 공사참사관 브리핑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대사관 쪽은 일신상의 사유를 묻는 말에 “문자 그대로 해석해달라”고만 말했다. 한겨레는 정 대사에게 직접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정 대사가 월례 브리핑을 개최 사흘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지난 28일 한겨레 보도 등을 통해 본인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정 대사가 주중 대사관의 한 주재관에 의해 부적절한 언행으로 갑질 신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주재관뿐만 아니라 정 대사에게 폭언과 인신공격성 발언을 들었다는 대사관 직원들도 적지 않다.

보도 직후,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이 베이징 대사관을 찾아 정 대사에 대한 취재에 나섰지만 정 대사는 언론 접촉을 전면 차단하고 있고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정기 브리핑마저 취소했다. 브리핑에서 본인의 갑질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을 우려해, 이를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 대사는 전날 “언론의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사실관계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는바, 현 단계에서 구체적 언급을 삼가고자 함. 관련자의 명예가 걸려 있는바, 추측 보도의 자제를 요청함”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바 있다. 그의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관련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을 뜻을 밝힌 것이다. 이런 태도를 보면, 그의 ‘두문불출’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현재 정 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충암고 동기 동창인 정 대사는, 취임 직후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과 갈등을 빚은 뒤 기형적인 방식의 브리핑을 이어가고 있고, 중국 외교부와의 접촉 횟수도 매우 적어 ‘불통 대사’로 불린다.

정 대사는 2022년 9월 한 매체의 특파원이 비보도 약속을 깨고 자신의 발언을 실명 보도했다는 이유로, 매달 한 차례씩 여는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현장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있다. 이메일로 사전 질문을 받은 뒤 미리 적어온 답변을 현장에서 낭독하는 방식의 기자 간담회를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정 대사가 취임 뒤 지난해 6월까지 10개월 동안 현지 주요 인사를 만나는데 쓰는 ‘네트워크 구축비’를 활용해 중국 외교부와 접촉한 횟수는 1건에 불과했다. 정 대사는 이 기간 동안 네트워크 구축비를 총 20차례 썼는데, 주중 외교관이나 주중 외신 특파원, 제3국 기업관계자를 제외한 중국 학계 등과의 접촉은 5차례에 그쳤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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