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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대곡리 암각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한국 유산 17번째 등재. 가야고분 이후 2년만
"희소한 주제, 선사인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
사연댐 영향 등 훼손 우려, 보존 향후최대 과제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신석기 시대부터 통일 신라에 이르기까지, 바위 벽면에 차곡차곡 쌓인 한반도 주민들의 자연과 인간 삶에 대한 기록이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불리는 울산 울주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세계유산으로는 17번째 등재다.

6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 오전 10시 24분(한국시간 12일 오후 5시 24분)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국 유산이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것은 가야고분군(2023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한국 내에 있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15건과 자연유산 2건 등 총 17건이 됐다.

선사 시대 고래 그림 품은 대곡리 암각화, 신라 기록도 적힌 천전리 암각화



울산 울주군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국가유산청 제공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아우르는 단일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 말에서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약 3m, 너비 약 10m 크기의 바위면에 인물과 동물, 선박과 도구류 등 300개체 이상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특히 흰수염고래·혹등고래 등으로 짐작되는 다양한 고래와 이들을 사냥하는 작살·부표 등 포경기술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함께 등재되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여러 시대의 기록이 층층이 겹쳐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석기 말부터 청동기·철기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인물상 암각화에 추상 암각화, 삼국시대와 통일 신라 시대에 남긴 글씨 등 총 600여 점의 그림과 글귀가 있다. 이 때문에 처음 국보로 지정될 때는 글귀에 집중해 '천전리 각석'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선사시대의 인물·동물상과 기하학적 문양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이름을 바꿨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를 결정하면서 반구천의 암각화를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면서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또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자 한반도 동남부 연안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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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댐 공사 등 보존 대응 상황 세계유산센터에 알려야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울산 울주군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목록 등재가 결정되자 한국 대표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반구천의 암각화는 이로써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지 15년 만에 정식으로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다. 세계유산 잠정 목록이란 각국 정부가 세계유산에 등재를 희망하는 유산을 적은 목록을 말한다. 정부는 애초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만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렸다가 이후 가까이 붙어 있는 천전리 암각화를 포함해 2021년 우선등재목록으로 올렸다. 이후 등재 신청 후보 선정을 거쳐 2024년 1월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등재를 신청했다.

세계유산 분야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5월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 중 '창조적 천재성의 걸작'과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증명하는 유물'이라는 가치를 충족한다며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도록 권고하는 판단을 내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의 최대 과제는 보존이다. 1965년 사연댐을 지은 후 형성된 사연호 상류 쪽에 대곡리 암각화가 위치해 있어, 댐의 수위가 상승하면 암각화도 물에 잠기면서 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정부는 사연댐의 수위를 암각화 높이 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수문 설치 공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공사 진척 사항을 비롯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계획을 세계유산센터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등재 결정 직후 감사 발언을 통해 "반구천의 암각화는 암각화 전통을 보여주는 매우 특별한 사례로 선사·고대 사회의 정신세계와 삶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면서 "오늘 위원회의 결정은 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지방 정부와 적극 협력해 유산을 잘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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