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불린 서울 강동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 접수가 종료됐습니다.
과거 분양 당시 가격으로 공급되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59㎡와 84㎡ 모두 최근 실거래가가 20억 원을 훌쩍 넘어 시세 차익이 최소 10억 원에서 최대 15억 원에 달합니다.
‘6·27 부동산 정책'으로 6억 원 이상 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전세를 통해 잔금을 치르는 것도 불가능해 과연 지원자가 얼마만큼 몰릴 것이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당첨자 발표는 15일, 계약은 21일입니다. 재당첨 및 전매제한은 없고, 실거주 의무 2년이 적용됩니다.
■ ‘갭투자’ 금지·6억 원 제한·무주택자만...현금 4~6억 원 보유해야
이번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은 예전과 바뀐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지난달 발표한 ‘627 부동산 정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은 6억 원으로 제한되는데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미등기 상태로 금융기관에서 담보로 인정받지 못해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금으로 충당하거나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소유권이 바뀌는 조건으로 이뤄지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되기 때문에 전세 낀 매매, 이른바 ‘갭투자’도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청약 자격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시세 차익이 큰 무순위 청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주택 시장을 과열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결국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제한 겁니다. 이번 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세대 구성원만 청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원자가 대폭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갭투자’ 원천 금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세 차익이 큰 무순위 청약의 경우 규제 전에는 전세로 대부분 잔금을 충당할 수 있어 현금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청약할 수 있었습니다.
예로 올림픽파크포레온의 59㎡ 전세 가격이 8~9억, 84㎡는 11~12억 원 수준입니다. 약 1억 정도만 보유해도 충분히 청약에 도전할 수 있던 겁니다. 그간 수십만 명, 많게는 100만 명 넘게 무순위 청약에 몰렸던 배경입니다.
이런 모든 규제를 적용받는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은 적어도 84㎡의 경우 6억 원 이상, 59㎡도 4~5억 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청약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 22만 4,693명 신청...평균 경쟁률 5만 6,173대 1
22만 4,693명.
대출 규제 속에도 지난 11~12일 이틀간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에서 총 4가구 모집에 몰린 신청 건수입니다. 평균 5만 6,17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용 면적 타입별로 보면 59㎡(1가구)에 6만 9,106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39㎡(1가구)에 4만 6,425명, 84㎡(2가구)에는 10만 9,162명이 신청했습니다.
이 단지의 공급 가격은 59㎡ 10억 5,190만 원, 84㎡ 12억 3,600만~12억9,330만 원입니다.
최근 실거래가를 보면, 59㎡가 지난 5월 23억 7,000만 원에 거래됐고, 84㎡도 지난달 28억 2,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각각 시세 차익이 대략 59㎡는 10억~13억 원, 84㎡ 13억~15억 원으로 그야말로 로또 당첨 수준입니다.
눈여겨볼 점은 가장 자금 보유 부담이 적은 39㎡의 지원자 수가 가장 적다는 점입니다. 당초 소형주택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과 정반대로 나타난 겁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시세차익이 크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을 것을 예상했지만, 대출 규제로 조금은 떨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세차익이 확실하고, 입지가 입증된 곳에서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출 규제로 거래는 소강상태지만, 어떠한 경로로든 그 정도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 정도 규모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또, 집을 살 수 있는데 아직 집을 사지 않고 있던 사람들도 여전히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시세차익 적어도 완판됐을 것"...'현금 부자'만 vs '투기' 막아
사실 대출 규제를 적용받은 첫 무순위 청약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아닙니다. 이미 앞선 7월 8~9일에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가 무순위 청약 39가구를 모집했습니다. 그 결과, 3,502명이 몰려 8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비교하면 지원자 수가 50배 넘게 차이 납니다. 다만 이곳은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차익이 크지 않아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불리지 않았습니다.
시세 차익이 컸던 무순위 청약과 비교하면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과천그랑레브데시앙’이 전용면적 55㎡ 1가구를 모집했는데 모두 13만 8,492명이 몰렸습니다. 시세 차익 10억 원에 가까운 데다 대출 규제 적용도 받지 않는 청약이었습니다. 지원자 수를 비교하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대략 9만 명 정도 더 많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보다 더 작은 시세차익이어도 완판됐을 것”이라며 “당첨과 동시에 발생하는 확정 수익을 노리고 청약한 사람들이 이만큼 존재한다는 것은 서울 집값이 크게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는 옛 ‘둔촌주공’,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무순위 청약, ‘627 대출 규제’로 현금을 보유한 사람들만 도전할 수 있어 ‘서민들은 기회가 없다’, ‘현금 부자만을 위한 것이다',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627 부동산 대책’의 목적은 무리한 대출을 막는다는 점입니다. ‘갭투자’가 아닌 실거주만,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청약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투기를 줄이고, 본래의 제도 취지와 부합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높은 관심 속에 오는 14일 서울시 송파구에서 다시 한번 ‘위례리슈빌 퍼스트 클래스’ 1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옵니다. 공급가격은 2019년 당시 책정된 9억 2548만 원으로 최근 실거래가가 20억 원이 넘는 것과 비교해 10억 원 이상의 또 다른 ‘로또 청약’으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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