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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채로 이미지 창에 몸 갖다 대면 검사 끝
레이저, 초음파로 이중 검사, AI가 분석
X선 섬유로 브래지어형 검사 기술도 개발

유방암은 여성만의 고통이다. 검사도 신체를 압박하는 방식이라 불편하다. 최근 유방암 검사를 신속하게 간편하게 바꿀 기술들이 잇따라 개발됐다./셔터스톡


여성만 괴롭히는 유방암은 검사부터 고통을 준다. 딱딱한 검사판으로 가슴을 아래위에서 압박하기 때문이다, 미국 과학자들이 고통 없이 신속하게 유방암 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시아 준(Jun Xia) 미국 뉴욕 주립대 버펄로 캠퍼스 생의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통증 없이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유방의 3D(입체) 영상을 만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0일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의료영상 저널에 발표했다.

X선과 초음파 검사의 한계 극복
유방암은 X선 검사로 진단한다. 조직 밀도에 따라 X선 통과량이 달라 인체 내부를 구별할 수 있다. 칼슘이 쌓인 암 조직은 뼈처럼 밀도가 높아 X선이 덜 통과한다. 이 때문에 X선 영상에 희게 나타난다. 유방암 검사에서 가슴을 아래위에서 압박하는 것은 조직을 균일하게 만들어 작은 종양이나 석회화 병변을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버팔로대 연구진이 개발한 원터치-팻(OneTouch-PAT)은 여성들이 서서 편안하게 1분 미만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여성이 가슴을 마주 선 이미지 창에 살짝 대기만 하면 된다. 연구진은 건강한 여성 4명과 유방암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대표적인 유방암 3종류 구별할 수 있는 AI 3D 영상을 만들었다.

시아 교수는 “첨단 영상 기술과 자동화, AI 기술을 결합한 동시에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며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앞으로 원터치-팻이 기존 영상 진단법을 보완하고 이 끔찍한 질병과의 싸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의 사망 원인 1위이다. 유방 X선 촬영과 초음파 검사는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각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 유방 X선 촬영은 널리 사용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으면 암세포와 구별이 잘 안 되고 검사 때 통증도 심하다. 한국 여성의 80%가 이런 치밀 유방을 갖고 있다.

초음파 검사는 치밀 유방 검사에 효과적이지만, 건강한 사람을 암 환자로 오진하기 쉽고, 검사자의 기술에 따라 정확도가 다르다는 한계가 있다. 자기공명영상(MRI)은 X선이나 초음파 검사보다 효과적이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X선은 밀도가 높은 곳은 잘 지나가지 못해 영상에서 희게 나온다. 기존 유방암 검사에선 가슴을 아래위에서 압박하고 X선을 쏘아 칼슘이 쌓인 암조직이 영상에서 하얗게 보이도록 한다./NCI

레이저와 초음파로 번갈아 스캔
시아 교수 연구진은 이른바 광음향 영상(Photoacoustic Imaging)을 이용해 저렴하고 신속한 유방암 검사를 구현했다. 이 기술은 레이저를 방출해 빛을 흡수하는 분자가 가열되고 팽창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초음파 파동인 음향파가 발생해 암 조직에서 더 많이 성장하는 혈관을 탐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광음향 영상 시스템은 검사자가 수동으로 유방에 초음파 기기를 갖다 대고 움직이거나 별도의 광음향, 초음파 장치를 사용한다. 이번에 개발한 원터치-팻은 두 방법을 자동으로 결합해 오류 가능성을 없앴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환자가 같은 서 있는 자세에서 광음향과 초음파 검사를 잇따라 진행한다.

연구진은 AI 딥러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했다. 딥러닝은 AI가 대규모 정보를 학습해 스스로 패턴을 파악하는 기계학습법이다. 연구진은 원터치-팻이 사람이 진행하는 광음향과 초음파 영상 시스템보다 유방암을 더 정확히 진단하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원터치-팻의 3D 유방 영상은 암 유형에 따라 독특한 혈관 형태를 보여줬다. 유방암은 특정 바이오마커(생체 지표)에 따라 루미날(Luminal) A와 B, 삼중음성으로 구별된다. 이번에 AI 영상은 혈관으로 세 가지 암을 구별했다. 루미날 A, B 유방암은 혈관이 더 많고 명확하게 보이며, 삼중음성은 혈관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연구진은 원터치-팻은 치밀 유방 검사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초음파가 의심 부위를 탐지하면, 광음향 영상이 주변의 혈관 성장을 포착해 유방암 유형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둘 다 유방암 조직의 밀도에 영향을 덜 받는다.

미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 연구진이 개발한 원터치-팻 기술은 여성이 선 채로 이미지 창에 몸을 대면 레이저와 초음파 스캔을1분 안에 진행하는 방식이다./University at Buffalo

브래지어 형태의 착용형 검사도 개발
최근 유방암 검사의 불편을 해소한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시양(Yang Si) 동화대 섬유과학기술혁신센터 교수와 양양(Yang Yang) 저장대 광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X선에 노출되면 빚을 내는 섬유 ‘엑스웨어(X-Wear)’를 개발했다”고 지난달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X선 섬유는 유연하게 휘어지기 때문에 딱딱한 감광 기판을 인체에 밀착하는 부드러운 브래지어처럼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신체를 압박하지 않으면서 유방암 조직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돌리늄 산화물에 유로퓸 조각을 박아 기다란 섬유를 만들고 직물처럼 엮었다. 가돌리늄과 유로퓸은 둘 다 희토류다. 가돌리늄은 의료 영상에서 원하는 곳을 더 밝게 보여주는 조영제(造影劑) 재료로 쓰이고, 유로퓸은 X선을 빛으로 바꾸는 금속으로 납과 굳기가 비슷해 잡아 늘일 수 있다. 덕분에 신체 구조에 맞춰 구부러지는 섬유를 만들 수 있었다.

엑스웨어 섬유는 유방암은 물론 치과 검사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구불구불한 입안에 섬유를 밀착시켜 잇몸이나 치아 내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IEEE Transactions on Medical Imaging(2025), DOI: https://doi.org/10.1109/TMI.2025.3578929

Science Advances(2025), DOI: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v5537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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