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곽노필의 미래창
개인 식별력 정확도 97%
연구진이 호흡 지문을 밝히기 위해 개발한 호흡시 공기 흐름 측정기. 바이츠만과학연구소 제공

지문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어 사람을 식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인체의 패턴이다. 확률로 따지자면 어떤 두 사람의 지문이 같을 확률은 640억분의 1이라고 한다. 눈동자 크기를 조절하는 홍채도 사람마다 고유한 패턴을 갖고 있다. 손바닥 등에 분포한 정맥이나 걸음걸이, 음성, 필적도 개인을 식별하는 데 쓰일 만큼 각기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도 지문처럼 각자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 연구진은 1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호흡 패턴을 이용해 96.8%의 정확도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코 호흡이 지문(breath-print)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연구진의 후각기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 연구진은 코를 통해 들어오는 냄새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구조와 기능이 사람마다 각기 고유하다면, 각 사람의 호흡 패턴도 고유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신체·정신 건강 상태 보여주는 지표

연구진은 의문을 풀기 위해 실험참가자들을 모집하고, 24시간 동안 코의 공기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콧구멍 삽입 기기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이 기기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도록 한 뒤, 들이마시는 공기량부터 숨을 참는 빈도에 이르는 24가지 매개변수의 특징을 분석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숨을 들이마시기 직전에 일정하게 멈추는 시간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매우 빠르게 숨을 내쉬었고,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자주 한숨을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팀나 소로카 연구원은 “실험 참가자들은 달리기, 공부, 휴식 등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누구 누구인지를 식별하기가 정말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뚜렷하게 달랐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단 1시간의 기록만으로도 식별 정확도가 43%나 됐으며 24시간 후에는 거의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호흡 패턴의 높은 식별력은 2년 동안 여러 차례 재검사해도 일관되게 유지되었으며, 음성 인식 기술의 정확도에 필적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호흡 방식도 지문처럼 각자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호흡으로 고유한 마음 읽을 수 있어

연구진은 또 호흡 지문이 개인의 체질량지수(BMI), 수면-각성 주기, 우울증 및 불안 수준, 심지어 행동 특성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예컨대 불안 설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참가자들은 수면 중 들숨 시간이 짧았고 호흡 간격의 변동성이 더 컸다. 이는 장기간의 비강 기류 모니터링이 신체적, 정신적 웰빙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호흡을 통해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를 이끈 노암 소벨 박사(신경생물학)는 그 반대의 측면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호흡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만 정반대로 어쩌면 호흡 방식이 불안이나 우울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호흡 방식을 바꿔 마음 상태를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Humans have nasal respiratory fingerprints.
DOI: 10.1016/j.cub.2025.05.008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4126 수용번호 ‘3617’ 윤석열, 구속 첫 날 접견만 네 차례 랭크뉴스 2025.07.10
54125 요즘 드라마는 왜 노무사, 특채 경찰, 전공의가 주인공일까 랭크뉴스 2025.07.10
54124 尹, 서울구치소 2평 독방 수감… 에어컨 없고 바닥서 수면 랭크뉴스 2025.07.10
54123 이 대통령, 첫 NSC 주재..."남북 평화 공존이 안보 위한 가장 현실적 선택지" 랭크뉴스 2025.07.10
54122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그림판] 랭크뉴스 2025.07.10
54121 [속보] 노동계 1만440원·경영계 1만220원…최저임금 9차 수정안 랭크뉴스 2025.07.10
54120 끝 모를 폭염…더운 고기압 ‘겹겹이’ 랭크뉴스 2025.07.10
54119 尹, 서울구치소 일반수용동 2평대 독방 수감…수용번호 '3617' 랭크뉴스 2025.07.10
54118 부산서 숨진 고교생 3명 휴대폰 포렌식 완료…“범죄 혐의 없어” 랭크뉴스 2025.07.10
54117 윤 전 대통령 내란재판 불출석에 특검 “구인요청”·윤측 “위법” 대립 랭크뉴스 2025.07.10
54116 이 대통령 “남북 평화 공존이 안보 위한 실용적 선택지” 첫 NSC 회의 130분 주재 랭크뉴스 2025.07.10
54115 코스피 3200까지 16포인트 남았다···‘돌아온 외국인’과 ‘동학개미’ 힘으로 연고점 또 경신 랭크뉴스 2025.07.10
54114 "이게 소상공인 지키기인가?"…'백종원 닭꼬치' 왜곡에 김재환 전 PD 고발당했다 랭크뉴스 2025.07.10
54113 윤석열 수감번호 3617…독방 선풍기 50분 돌고 10분 멈춘다 랭크뉴스 2025.07.10
54112 내란특검, 윤석열 내일 조사…구속 영장 발부 뒤 김건희에게 알려 랭크뉴스 2025.07.10
54111 북항 인접 건물로 임시 청사 정한 해수부… 부산시 “빠른 결정 환영” 랭크뉴스 2025.07.10
54110 리박스쿨 대표 “백골단 뭐가 문제냐”···윤석열 정부·리박스쿨 ‘극우화 교감’ 있었나 랭크뉴스 2025.07.10
54109 李대통령, RE100 산단 ‘규제제로’ 지시… ‘에너지 신도시’ 만든다 랭크뉴스 2025.07.10
54108 여중생 나체 찍고 성폭행한 10대 남녀…7년만에 죗값 치른다, 왜 랭크뉴스 2025.07.10
54107 보수마저 등 돌렸다…지지율 '19% 추락' 부른 국힘의 삼재 랭크뉴스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