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감사원은 8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거나 공직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의 감사 요구에 따른 것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 위원장이 한 보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감사요구안을 제출했다.

감사 결정문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여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다수의 독재로 가게 되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형태가 되는데”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보수의 여전사(라고 저를 부르는 것은) 참 감사한 말씀”, “가짜 좌파들하고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 등의 언급도 했다.

감사원은 이 발언에 대해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옹호 또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정치적 편향성 또는 당파성을 명백히 드러내는 행위를 수차례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며 “종합적으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감사원은 이 위원장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가장 센 처분인 ‘징계 요구’는 기관장에게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관장 본인에게 ‘징계 요구’를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며 “기관장에게는 ‘주의’가 사실상 가장 센 조치”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연합뉴스
감사원은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해서는 선거방송심의위원 위촉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류희림 전 위원장이 자신의 지도교수였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을 위원으로 위촉한 것이 위법하지는 않지만, 여러 후보를 추천받는 등의 공정성을 높이는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는 예상보다 늦어진 것이다. 감사원은 국회법에 따라 지난 2월까지 감사 결과를 국회에 통보해야 했다. 감사원은 조사 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국회법이 허가하는 2개월의 연장 시한을 적용해 보고시한은 4월로 한 차례 미뤄졌다. 결국 법이 정한 시한보다 3개월 더 늦게 감사 결과가 나온 셈이다.

우여곡절 끝에 감사원이 이 위원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여권의 이 위원장 사퇴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라디오에서 “(이 위원장이) 임기를 맞춰달라고 생떼를 쓰듯이 얘기하고 있다”며 “그만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966 ‘고속 성장’ 방산 4社, 상반기 영업익 2조원 넘는다 랭크뉴스 2025.07.10
53965 [단독] "청문회 무력화" 때린 강선우, 장관 후보되자 39% 미제출 랭크뉴스 2025.07.10
53964 “수영선수도 빠지면 못 나와”···20대 동창 4명 숨진 금강 직접 가보니 랭크뉴스 2025.07.10
53963 "왜 위약금 달라는 거죠?"…제주 여행 피해 3년간 1500건 쏟아졌다 랭크뉴스 2025.07.10
53962 국군보다 수십배 비싼 미군? 트럼프의 ‘수상한’ 방위비 계산법 [취재후/미반환 미군기지]④ 랭크뉴스 2025.07.10
53961 대통령실 공고에 갑자기 ‘30대 중년’ 인증 쏟아진 이유는 랭크뉴스 2025.07.10
53960 “관광객 몰리는가 싶더니” 제주여행, 항공·숙박·렌터카 피해 속출 랭크뉴스 2025.07.10
53959 안철수 "국힘 광역단체장 후보, 당원이 결정... '완전 당원 공천제' 하겠다" 랭크뉴스 2025.07.10
53958 국회 청문회 나온 리박스쿨 대표 "마녀사냥에 심신미약자 돼" 랭크뉴스 2025.07.10
53957 尹 재구속 후 첫 '내란 우두머리' 재판 불출석 랭크뉴스 2025.07.10
53956 대미협상 시험대 앞에 선 李대통령…최적 '패키지 조합' 고심 랭크뉴스 2025.07.10
53955 ‘찜통 더위’ 다음주까지 지속…“폭염 특보 이어질 것” 랭크뉴스 2025.07.10
53954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아, 사랑해”…홍수 휩쓸린 아빠의 마지막 메시지 '눈물' 랭크뉴스 2025.07.10
53953 비행기 타면 '커피' 꼭 마셨는데…전직 승무원 "절대 마시지 말라" 폭로, 왜? 랭크뉴스 2025.07.10
53952 펄펄 끓는 폭염에 동해마저…'길이 3m·무게 226㎏' 이것 잡혔다 랭크뉴스 2025.07.10
53951 강선우 ‘보좌진 갑질’ 의혹에···개혁신당 “정신 나간 여왕 코스프레” 사퇴 촉구 랭크뉴스 2025.07.10
53950 윤석열, 호주머니 손 빼고 수의 입어…에어컨 없는 독방 수감 랭크뉴스 2025.07.10
53949 산책하는 하남 시민들 공포 떨게하는 ‘이 동물’…13명이 물리고 다쳤다 랭크뉴스 2025.07.10
53948 윤 전 대통령, 재구속 뒤 첫 재판 ‘불출석’…넉달 만에 재구속 랭크뉴스 2025.07.10
53947 고민정 “리박스쿨 내부 문건…극우, 대한민국 접수하려 모의” 랭크뉴스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