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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집 비운 뒤 화재로 잇단 희생
시간과 장소 구애받지 않는
돌봄서비스 확대 방안 필요
어린이 2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 화재 현장에서 지난 3일 오전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만 13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의 절반가량이 집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부산과 인천에서 부모가 출근한 뒤 발생한 어린이 화재 사망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부모의 돌봄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어린이 혼자 집에 있는 상황을 최대한 줄이는 돌봄서비스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만 13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 17만6907건 중 8만1696건(46.2%)이 집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집계에서도 어린이 안전사고(1만6409건) 장소 중 61.3%(1만49건)는 집으로 조사됐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집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선 부모가 출근한 사이 자매가 화재로 숨졌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없을 때 발생한 화재로 자매가 세상을 떠난 지 8일 만이었다. 지난 3월엔 인천 서구의 한 빌라에서도 집에 혼자 있던 문모(12)양이 화재로 사망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모가 온전히 아이들을 돌보기 힘든 환경이 아동 안전사고 예방의 가장 큰 벽으로 거론된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유배우 가구(393만7000가구) 중 절반 이상(58.5%)이 맞벌이 가구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2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는 “출근 시간이 등·하교 시간보다 빨라서 아이들끼리만 학교에 간다”며 “애들이 혼자 있을 때는 음식도 알아서 만들어 먹는데 화상 등을 입을까 걱정되지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돌봄 공백을 메워줘야 할 정부의 돌봄서비스 이용도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지역아동센터나 다함께돌봄센터는 직접 부모가 방문해서 아이를 맡겨야 하고, 시간대도 제한적이다.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도 수요가 많아 대기 기간이 한 달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돌봄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집 주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학교와 돌봄서비스를 통합해 한 번에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부모가 어린이 등·하교만 챙기면 안심하고 돌봄서비스를 제공받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가족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파편화된 돌봄서비스를 총괄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 학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동 방임에 대해선 여전히 부족하다”며 “초등학생을 집에 혼자 놔두는 것이 아동 방임이 될 수 있다는 부모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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