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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간 동안 380㎜ 폭우 쏟아져
750명 소녀 모인 유명 캠프 등 휩쓸어
어린이·가족 등 불어난 급류에 숨져
미국 텍사스주 잉그램의 과달루페강 케이드 루프 다리에서 5일 돌발 홍수로 무너진 다리 잔해를 치우는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잉그램=AP 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텍사스주(州) 내륙 지역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수십 명이 실종되고 사망자가 최소 60여 명에 달하는 등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행정당국의 늦은 경보와 안이한 대처로 피해가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중부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67명으로 늘었다. 4시간 만에 최대 380㎜의 비가 쏟아지자 커카운티에서 시작돼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강이 45분 만에 약 8m 높이까지 범람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맞아 과달루페강 언덕 주변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이었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7~17세 소녀 750명이 100년 이상 역사가 있는 '캠프 미스틱'에 참가해 어린이들의 피해가 컸다. 홍수로 커 카운티에서만 최소 59명이 숨졌으며, 이중 21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캠프에 참가한 여자 어린이 11명과 상담사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당국은 무인기(드론), 헬기, 보트 등을 이용해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5일 미국 텍사스주 커카운티에서 대형 홍수가 발생해 '미스틱 캠프'의 오두막을 휩쓴 이후 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의 장난감이 바닥에 놓여 있다. 커카운티=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재해를 두고 현지 행정당국의 사전 대비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기업 아큐웨더는 자사와 국립기상청(NWS)이 폭우가 내리기 수 시간 전에 미리 돌발성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성명에서 "당국자들이 강변의 캠프를 대피시키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폭우가 내리기 전날인 3일 오후 1시 18분쯤 커 카운티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 일반적인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어 4일 오전 4시 3분과 오전 5시 43분쯤 다시 '재앙적 피해와 인명의 심각한 위험 가능성'을 제기한 긴급 경보를 두 차례 발령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잠들어 있는 시각이었다. 커 카운티의 최고위 선출직 공무원인 롭 켈리 판사는 "우리는 비가 오는 것도, 강이 불어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 정도의 홍수가 올지는 몰랐다"며 6, 7년 전 홍수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예산 문제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칩 로이 텍사즈주 연방 하원의원은 이번 홍수에 대해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홍수"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형 인명 피해가 집중된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용감한 긴급 구조 요원들이 즉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금 커 카운티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생명을 잃었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실종된 상태에서 이들 가족은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을 겪고 있다"며 "주(州)와 지역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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