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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유예 만료 직전 급파… 고위급 협상
“유예 연장 있을 듯, 큰 틀 합의 불가능 아냐”
“곧 방미 위성락 안보실장과 올코트 프레싱”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미국 워싱턴 기차역 유니언역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국가별 상호관세 유예 만료(현지시간 8일)를 앞두고 한미 고위급 무역 협상차 일주일 만에 다시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실리를 최대한 많이 챙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협상 테이블 앉아 봐야 알 수 있다”



여 본부장은 미국 동부시간 5일 미국 워싱턴 유니언역(기차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일단 7월 8일 데드라인 이후 새 상호관세율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국에 대해 나오더라도 조금의 유예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호관세가 8월 1일 발효되도록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협상 테이블에서 확인하기 전에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8일 이전이라도 원칙 수준의 기본 무역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게 여 본부장 얘기다. 그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모든 세부 사항이 포함된 합의를 사흘 내에 타결하기는 어렵지만 “굵직굵직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22~27일 미국 워싱턴을 찾아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첫 통상 고위급 회담을 미국 측과 했다. 그러나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상대국들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자 다시 급파됐다. 빠른 방미를 위해 워싱턴 직항이 아니라 뉴욕 경유를 선택한 그는 기간에 구애되지 않고 협상하기 위해 귀국 비행기표는 끊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날 오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협상에 곧장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돼 협상을 위해 다시 왔다”며 “사실 지금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가변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협상 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실용주의적으로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귀국 시점도 유동적으로 해놨다”고 말했다.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직접 얘기를 해 봐야 미국의 계획이 무엇이고 관세율 하한과 상한이 어느 정도이고 주변 국가들은 어떤 식으로 협상하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는 게 여 본부장 판단이다. 그는 “오늘 협상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미국의 계획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할 예정”이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도 지금의 협상 구도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세와 산업·기술 협력 묶어 윈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미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어쩌면 한국 정부에 상호관세보다 더 중요한 의제는 자동차·철강 등 핵심 대미 수출 산업의 미래가 걸린 품목 관세다. 여 본부장은 “아직 예단은 어렵지만 (미국이) 상호관세는 모든 국가와 협상의 여지를 좀 두고 있는 것 같다. 반면 품목별 관세는 미국의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상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리나라 입장에서 품목별 관세의 예외 적용이나 대폭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고 오늘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기술 협력 청사진을 관세와 묶어 한미 윈윈이 가능한 합의를 추진한다는 게 여 본부장 전략이다. 그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것(현 상황)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말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상호 협력 가능성이 큰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등 분야들이 사실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큰 협력이 필요한 분야”라며 “한국이 그런 분야에서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세 협상과 4, 5년 중장기적인 한미 산업·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 포지티브섬(positive sum·협력을 통한 상호 호혜적 상황)으로 협상을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최근 미국 측이 한국과의 협상에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교역’ 분야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며 “미국 정계와 재계에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라 통상 마찰 가능성이 있고 우리 국내 정책 목표도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잘 조율해 균형점을 찾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 이어 6일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방미하는 것에 대해 “상황이 계속 급진전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통상과 안보 쪽에서 힘을 합할 부분은 그렇게 하고 각자 역할을 분담할 부분은 분담해 ‘올코트 프레싱’(전 경기장 밀착 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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