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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군인공제회 건물.

이곳 지하 1층에서 5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동윤 씨는 하루 종일 홀로 편의점을 지킵니다.

손님 대부분이 건물에 입주한 회사 직장인들이다 보니, 그들의 일과에 맞춰 오전 7시에 문을 열고 오후 9시에 문을 닫습니다.

14시간 가량을 홀로 일하지만, 김 씨가 손에 쥐는 돈은 월 2백만원도 안 됩니다.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큰 돈을 버는 건 아니었지만 생활고를 걱정할 정도도 아니었습니다.

악몽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습니다.

■ 임대료에 관리비까지 대폭 증가… '이중고'

지난해 12월, 이 편의점의 임대료는 5% 올랐습니다.

그게 끝이 아닙니다. 60만 원대이던 관리비는 하루아침에 80% 넘게 올라, 다달이 내야 할 관리비만 110만 원이 넘습니다.

임대차보호법상 임대료는 1년에 5% 이상 올리지 못하지만, 관리비는 그런 규정이 없다보니 반발할 수도 없습니다.

임대료에 관리비, 전기요금까지… 한숨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 건물 보수 공사로 지하로 내려오는 주요 통로 갑자기 막혀…"손님 발걸음 뚝 끊겨"

장사라도 잘 되면 다행이지만,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건물주이자 임대인인 군인공제회가 지난해 8월 건물 보수 공사에 들어간 게 발단이었다고 김 씨는 주장합니다.

지난해 10월쯤 이 보수 공사로, 건물 지상에서 지하 1층으로 통하는 주요 통로인 중앙 계단의 출입이 두 달반 가까이 막힌 겁니다.

김 씨는 "중앙 계단 말고도 외부에서 지하로 내려올 수 있는 다른 출입구나 비상구도 공사로 인해 빈번히 폐쇄됐다"며 "손님들 입장에선 편의점을 이용하려면 한참을 돌아와야해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상1층에서 지하1층으로 통하는 주요 통로인 중앙계단. 공사 중인 모습(좌)과 현재 모습(우).

해당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지상 1층에서 고층을 연결하는 것과 지상 1층에서 지하층들을 연결하는 두 개로 나뉘어있습니다. 지상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오려면 엘리베이터를 갈아타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린 뒤 중앙 계단을 이용했는데, 이 통로가 막히면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거기다 지하 1층 임대 상가에 대한 리뉴얼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오랫동안 영업 하던 일부 가게들이 철거되고 새로운 가게들이 입점하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그로 인한 공사 소음과 분진 등 피해가 크다는 겁니다.

김 씨는 "건물 보수 공사에는 지하 1층 입점 업체 재배치도 포함돼 철거와 입점 공사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 소음 때문에 손님들이 지하1층 매장들을 맘편히 이용하기 어려운데다 편의점 외부에 전시한 물건에도 먼지가 매일 쌓이는 터라 손해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개월동안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천5백만 원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매출은 줄고 내야 할 비용은 크게 늘면서, 김 씨는 3개월치 임대료도 밀렸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김 씨는 "공사기간 만이라도 임대료와 관리비를 감면해달라"고 요구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조정 신청을 냈습니다.

군인공제회 측은 KBS에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중앙계단만 출입을 제한했고, 나머지 3개 통로와 승강기를 이용해 지하 1층 출입이 가능했다"며 "임차인들에게 공사범위와 공사로 인한 불편사항 사전에 설명했고 안내판 설치 등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하 1층 공사기간 동안의 임대료와 관리비 면제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조정신청 절차가 진행중"이라며 "조정신청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적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상가 관리비 인상과 관련해선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 동안 동결하다가 인건비 등 인상과 신규 입점 상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현실화 한 것"이라며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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