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5일 헤이그에서 만난 트럼프와 젤렌스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공방어(방공)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의 취재에 응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방공 지원을 하고 싶다. 보류된 부분이 있다면 점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양국 당국자들이 만나 방공과 다른 무기 제공 문제를 논의토록 하는 데 동의했다고 알렸다.
이번 통화는 미국 국방부가 무기 비축량이 너무 줄었다는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방공미사일과 정밀 탄약의 선적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같은 보도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구체적 지원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방공에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대통령과 아주 중요하고 유익한 대화를 했다”며 “우리는 방공 기회에 관해 말했고 우리 하늘에 대한 보호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팀간 회의를 하기로도 합의했다”며 “우리는 방위산업 역량과 공동 생산에 대해 상세히 대화했다. 우리는 미국과의 직접 프로젝트를 할 준비가 됐고 특히 드론 및 관련 기술에 대해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상호 조달과 투자도 언급했다”며 “미국과 다른 파트너들과의 외교적 상황, 공동 노력에 대한 견해도 교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미사일 등의 지원을 재개할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주도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에 러시아가 비협조적이라는 판단하에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주는 일부 조치를 추진하려는 것일 수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진전이 없었다”며 “그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통화 몇 시간 만인 3∼4일 밤사이 러시아는 550개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했다. 키이우에서만 23명이 다쳤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밤사이 러시아의 공습에 대해 “푸틴이 미국, 그리고 종전을 촉구하는 이들에 대한 완전한 경멸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