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SNS서 설루션·컨설팅 광고 기승
브로커들이 채무자 개인회생 컨설팅
“채무자 위험 부담 크고 사회적 해악”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개인회생 광고.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된다는 모럴 해저드를 부추기는 데다 일부 광고는 교모하게 정부 기관처럼 가장해 영업을 한다. /인스타그램 캡처

“국가에서 장려하는 개인회생 제도로 90% 탕감받으세요.”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광고 문구입니다. “당장 회생 생각 없어도 탕감액 확인” “정부 제도로 대출금 90% 줄이는 방법” 등 대출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현혹하는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심지어 몇몇 광고는 대한민국 정부 공식 로고인 태극 상징과 함께 ‘국가채무탕감지원센터’라고 당당히 밝힙니다. 공공기관이구나 싶어 광고 속 링크를 타고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이게 웬걸, 로펌 상담을 유도합니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SNS에 개인회생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변호사는 물론 개인회생 대리 자격이 없는 이들까지 ‘설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는 중입니다. 문제는 최근 자주 등장하는 설루션 광고들이 ‘어떠한 빚도 감면받게 해준다’며 개인회생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연체 채권을 일괄 소각하는 배드뱅크 정책이 추진되는 상황 속 ‘내 빚도 없앨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업입니다.

설루션 광고를 벌이는 이들의 정체는 다양합니다. 중소형 로펌이 직접 광고를 내기도 하며 때로는 대출중개인, 대부업체, 불법사금융업자 등이 연루돼 있습니다. 광고 주체는 제각기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개인회생 수임을 늘려 돈을 챙기는 것입니다. 먼저 대출중개인, 대부업체 등은 브로커 역할을 맡습니다. 이들은 설루션 혹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채무자들을 꾑니다. 브로커들은 개인회생 기준을 맞추는 방법을 알려주고 협업을 맺은 변호사에게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브로커들은 이 과정에서 변호사들에게 수수료를 받습니다.

한 개인회생 영업 광고 사이트의 문구. 도박 빚과 코인 빚도 모두 탕감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러한 설루션 영업 행위,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위법 소지가 있습니다.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이들이 채무조정 대리 행위 일부를 하며 수수료를 대가로 변호사에게 사건을 넘기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입니다. 게다가 브로커를 낀 설루션은 채무자에게도 불이익을 안겨줍니다. 통상 개인회생 변호사 선임 비용은 200만~500만원으로 형성됩니다. 이 중 브로커는 20~30%가량을 수수료로 챙깁니다. 변호사 입장에선 브로커 수수료를 내야 하니 채무자에게서 돈을 더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설루션 브로커들의 컨설팅 행위는 채무자에게 예기치 못한 위험을 안깁니다. 브로커들은 채무자의 여러 조건을 포장해 채무조정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삭입니다. 대출금 사용처를 속이거나 일부 증빙 서류를 은닉하라고 부추깁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브로커의 말을 듣고 부정행위를 저질러도 개인회생 절차 중 적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러한 부정행위가 밝혀지면 책임은 오롯이 채무자의 몫입니다. 개인회생 실패를 넘어 법원을 상대로 기망 행위를 벌였다는 혐의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정일우 법무법인 대륜 책임변호사는 “최근 개인회생 관련 잘못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며 “채무자가 직접 도산 전문 변호사를 찾아 상담받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음지에서 일어나는 설루션 영업은 우리 사회에도 해악입니다. ‘대출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개인회생 오남용은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킵니다. 꼭 필요한 이들만 받아야 할 제도의 취지가 오염되는 것입니다. 윤정원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지원센터장은 “당장 돈을 갚기 싫다고 개인회생을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꼭 필요하지 않은 개인회생이 증가하면 공공 재원을 갉아먹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고 짚었습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189 “올코트 프레싱”…위성락·여한구, 대미 관세·안보 투트랙 전략 랭크뉴스 2025.07.06
52188 내란 특검, 尹 구속영장 청구…수사 18일만에 ‘초고속’ 승부수 랭크뉴스 2025.07.06
52187 내란특검,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넉 달 만에 재수감 되나 랭크뉴스 2025.07.06
52186 민주 당권경쟁 가열…정청래·박찬대 호남 돌며 표심잡기 주력 랭크뉴스 2025.07.06
52185 “계약금 다 날려도 포기”...서울 집값, 드디어 잡히나 랭크뉴스 2025.07.06
52184 국민의힘 “국방 예산 삭감, 안보 희생양”…민주당 “불용 예산 삭감, 문제 없어” 랭크뉴스 2025.07.06
52183 내란특검, 尹 구속영장 청구…"외환혐의는 조사 많이 남아" 랭크뉴스 2025.07.06
52182 배드뱅크 확정에도 갑론을박 여전… "도박빚 선별, 사실상 어려워" 랭크뉴스 2025.07.06
52181 임은정 "검찰 장례 치르는 장의사 역할‥한 시대 잘 마무리해야" 랭크뉴스 2025.07.06
52180 내란 특검,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 랭크뉴스 2025.07.06
52179 [속보] 당정 “가용 수단 총동원해 물가 민생 안정에 만전 기하기로” 랭크뉴스 2025.07.06
52178 ‘1등 이통사’ SK텔레콤, ‘부실 보안’에 흔들리는 20년 아성 랭크뉴스 2025.07.06
52177 당정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 점검…추경 예산 85% 9월말 집행” 랭크뉴스 2025.07.06
52176 [속보]윤석열 측 “범죄 성립될 수 없어···특검 무리한 영장청구 법원서 소명” 랭크뉴스 2025.07.06
52175 당정 "물가안정에 수단 총동원…가공식품 인상률 최소화 검토" 랭크뉴스 2025.07.06
52174 애플, 영상통화 중 상대방 옷 벗으면 ‘노출 경고’… iOS26에 시범 기능 도입 랭크뉴스 2025.07.06
52173 당정 “추경 집행관리 대상 예산 85%… 9월 말까지 집행” 랭크뉴스 2025.07.06
52172 내란특검, 尹 직권남용 등 혐의 구속영장 청구…외환은 제외(종합) 랭크뉴스 2025.07.06
52171 [단독] “잘생긴 남자 연예인으로 불러주면 용돈”…성신여대 총장님의 시대착오 랭크뉴스 2025.07.06
52170 체제 불만? 범죄자?…새 정부 '첫 귀순' 북한 주민이 목숨 걸고 내려온 이유는 랭크뉴스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