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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2025.7.3/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가 3일 역대 49번째이자 이재명 정부의 첫 총리가 됐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국정 2인자가 된 것이다.

그는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한 달 동안에도 부처 업무보고와 각종 간담회를 소화했다. 이례적 행보였지만 여권에선 “‘일하는 총리’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총리로서 그의 스타일은 ‘실용·실무’로 요약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4일 취임 당일 김 총리를 지명하면서 “국민의 목소리에 실천으로 응답한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 만큼 3일 김 총리의 인준 직후 일성도 “대통령의 참모장으로서 일찍 생각하고 먼저 챙기는 새벽 총리가 되겠다”였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전임 한덕수 총리보다 15살 젊다. 경제부터 외교까지 이 대통령을 세밀하게 보좌하는 의욕적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산적한 외교 현안을 풀어가는 동안 경기둔화 극복과 내수 증진 등 코앞에 닥친 민생 현안을 김 총리가 도맡아 챙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진 의원은 “관세·방위비 등 미국과 풀어갈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중국에선 전승절 참석을 타진하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 내치(內治)를 챙기는 게 총리의 본분”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지난달 24일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100일 동안 실행 가능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물가와 불경기로 어려워진 민생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임명동의안 투표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유튜브 라이브방송에 깜짝 출연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현희 의원. 연합뉴스

사실 ‘일하는 총리’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정치권이 주목하는 건 그가 ‘실용 총리’를 넘어 ‘실세 총리’로 도약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 “개헌을 통해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총리가 형식적 2인자가 아닌 실질적 2인자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실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 달간 국무총리실 산하에 정부 주요 기능을 편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예산·수사·통상 등 힘 있는 부처의 핵심 기능을 총리실 산하에 두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회에는 ‘검수완분(검찰 수사권 완전 분쇄)’의 일환으로 총리실 산하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가 각 수사기관을 통제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기획재정부가 관리해 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역시 향후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키를 쥘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이런 흐름이 법제화되면 김 총리는 과거 총리에 비해 실질적 권한이 커지게 된다.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김 총리는 적어도 문재인 정부 당시 이낙연 총리 이상의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김 총리 주변에서는 이런 관측을 경계하는 기류다. 김 총리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큰 틀의 국정 운영은 당연히 대통령실이 주도하고, 총리는 세밀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역할을 하는 게 맞다”며 “총리실 구상도 대통령의 그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 본인이 자신을 “참모장”으로 표현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는 국정 운영의 파트너라기보다 대통령의 1등 참모라는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진영 내 영향력이 공고한 상황에서 김 총리가 자신을 앞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란 취지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임명동의안 투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선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낙선 후 정치적 침체기를 오래 겪은 김 총리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당사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결합을 통해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향후 정치 행보 역시 이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다. 김 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선거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께 (총리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여권에선 “김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 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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