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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대변하겠다”며 창당 예고
정계는 묵묵부답…“영향 없을 것” 일축
양당제 체제인 미국에서 제3후보 성공률 극히 낮아
변덕스러운 행보도 지지자 확보 어렵게 해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가 제3정당 창당을 시사했지만, 워싱턴 정가에선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머스크가 창당에 성공하더라도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계의 반응이다.

연합뉴스

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대규모 감세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통과되자 크게 반발, “제3당인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기존 양당 체제에 실망한 미국 중도층을 대변할 당을 만든다는 것이 머스크의 구상이다.

그러나 그의 창당 예고는 곧바로 회의론에 직면했다. 가장 큰 이유는 양당제가 고착화된 미국 정치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굳건히 권력을 분점 중인 미국 정치에서, 제3정당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극히 낮게 관측된다.

성공적인 사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1992년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스 페로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 사이에서 18.9%를 얻어 양당 체제에 지친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랠프 네이더(녹색당) 역시 2000년 대선에 출마해 9만7000여 표를 얻는 데 그쳤지만 민주당 앨 고어 후보 표를 분산시켜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행사한 사례로 제시된다.

다만 페로는 선거인단을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간선제를 실시하는 대선에서 실패했으며 네이더 역시 양당 소속 후보들에 직접적인 대항마가 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제3당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아울러 머스크 본인의 정치적 정체성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때 진보 성향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했던 머스크는 최근 몇 년 간 트럼프와 밀착하면서 보수 진영에 급격히 편입되는 양상을 보였다.

2024년 대선에서 머스크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 트럼프의 재선을 적극 지원했으며 같은 해 위스콘신주 대법원 판사 선거에도 2천만달러 이상을 투입하며 사실상 후보 선거운동에 개입했다. 그러나 손바닥 뒤집듯 정치 행보에 변주를 주는 머스크의 행보가 유권자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내에서도 머스크의 존재감은 미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와의 노선 차이를 드러내며 반(反)트럼프 인사인 공화당 토머스 매시 의원의 재선을 공개 지지했다. 하지만 “정부 지출 감축 약속을 저버린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응징하겠다”는 머스크의 선전포고에 의회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화당 지도부는 “머스크는 논의 대상조차 아니다”라며 그의 영향력에 선을 긋기도 했다.

머스크의 정치 개입은 자신에게도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엑스(X·구 트위터)는 민주당 광고주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머스크가 엑스에 올리는 정치적인 게시물이 테슬라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정계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보다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후원자 이미지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쪽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배리 버든 위스콘신대 선거연구소장은 “머스크가 전면에 나설수록 보수층은 반감을 드러내고 진보층은 결집하고 있다”며 “그가 후방에서 자금만 지원하면서 테크기업가의 이미지를 유지할 때 정치적으로 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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