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 "불꽃 보였다 안보였다 '펑'소리도"
불이 난 아파트
[차근호 기자]
[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모가 외출한 사이 어린 자매만 남겨져 있다가 화마로 참변을 당한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 대해 유관기관 합동 감식에 나섰다.
부산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기장경찰서, 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불이 난 아파트에 대해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민복동 기장소방서 현장 3단장은 이날 현장에서 언론 중간 브리핑을 열고 "내부가 전체적으로 다 그을려 있는 상태라 현재 발화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합동 감식이 다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많이 그을린 부분이 거실 발코니 쪽, 에어컨과 외부인데 아직 발화점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10시 58분 발생한 화재는 이 아파트 경비원이 최초로 119에 신고했다.
부산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해당 경비원이) 처음에 불꽃이 보인다고 했다가 이후 불꽃이 잦아지고 연기만 보인다고 했고, 그러다가 '펑' 소리가 들리며 다시 불꽃이 보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고를 받은 일광소방서 선착대는 화재 현장과 4㎞ 떨어진 곳에서 출동해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14분 만에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불에 탄 내부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오후 11시 18분 현관 앞 중문 근처에 쓰러져 있던 유치원생 동생을 먼저 발견했고, 다시 2분 뒤 발코니 근처에서 초등생 언니를 발견했다.
거실 바닥에는 층간 소음 매트 등 가연물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자동 화재탐지기가 울린 시점이 신고 시점이라고 보고 있는데, 경보기에 따라 작동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화재 발생 시점은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매가 화재 당시 깨어있었다가 대피를 시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 발생 2시간 전쯤 있었던 아파트 정전이 화재와 관련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매는 발견된 지 18분 만에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에는 경보기인 '자동화재탐지기'와 옥내 소화전만 설치돼 있다.
2003년 건축허가를 받고 2007년에 완공된 건물이어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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