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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낮 기온 30도 안팎으로 오르며 무더위를 보인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손과 부채로 피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정체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는 ‘장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때 이른 폭염이 지속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장마가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체된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가둬 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미국과 유럽 등 북반구를 달구고 있다는 해석도 잇따른다.

기상청은 2일 전국 특보구역 183곳 중 174곳에 폭염 특보를 발효했다. 폭염주의보가 97곳, 폭염경보가 77곳이다. 강원 평창평지·태백, 제주도 산지·추자도, 인천 강화·옹진, 경기 김포 등 9곳을 제외하고 국토 95%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전국에 기록적 폭염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여름의 절정’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 보일 법한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자 ‘장마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장마를 만드는 정체전선은 수도권으로부터 200~300㎞ 북쪽인 북한 상공에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소나기 외 뚜렷한 강수 소식이 없는 상황이지만 기상청은 2일 오후까지 장마 종료 선언을 하지 않았다. 이날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일 비가 내리던 전통적인 장마가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하고 있어 기상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넓은 지역에 장기간 비가 내리는 장마가 아닌,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린 뒤 곧장 폭염이 시작되는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반복되는 장마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장마가 동남아·남태평양의 우기처럼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 주 장마 종료가 선언되면 역대 손꼽는 짧은 장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년 장마일은 30~32일 정도로 6월 하순에 시작돼 7월 중하순 끝나는 경향을 보인다. 만약 이번주 장마 종료가 선언되면 올해 장마 기간은 보름 내외가 된다.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 장마가 14~21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던 만큼, 올해도 역대급 더위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장마가 끝난다는 것은 무더운 아열대 고기압인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얘기”라며 “7월 말에 끝나야 할 장마가 일찍 종료되면 폭염과 열대야를 동반한 무더운 날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마 종료일이 이를수록 폭염일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관측된다”며 “장마가 일찍 끝날 수록 폭염이 장기화하고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에서 여름철 가장 강한 폭염은 고도 5~7km의 대류권 하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고도 10km 이상 상층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자리한 상태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를 두고 ‘열돔(heat dome)현상’이라고 표현한다. 다만 기상청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생하는 열돔 현상과 한국은 양상이 달라 공식 용어로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우 통보관은 “아직 티베트 고기압이 대기 상부를 뒤덮은 상황은 아니지만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기상 상황이 여름의 한복판으로 가고 있다”며 “필리핀 동쪽 해상의 열대요란(열대저압부, 태풍의 전 단계) 상황에 따라 향후 더위나 장마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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