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개월여 만에 사표가 수리된 방송통신위원회 김태규 전 부위원장이 "방통위가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을 겪는 데는 우리 정치의 현실이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오늘 방통위 직원들에게 올린 고별사에서 "방통위가 맞닥뜨린 불행한 현실이 꼭 법률이나 그 법률에 기초해 마련된 제도 때문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며 "법률의 목적이나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면서 오랜 기간 잘 작동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썼습니다.
이어 "방송 3법과 방통위 설치법의 개정 등으로 여전히 방통위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우리의 정치 상황이 좀 더 나아져 그 위에서 우리 방통위가 순항하는 멋진 부처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판사 출신인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 7월 이진숙 위원장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이 기간 숱한 위법성 논란이 제기된 '2인 체제'의 각종 의결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4월 말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던 김 전 부위원장은 어제 이재명 대통령의 사표 수리로 방통위를 떠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