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쌀 생산량 감소 탓… 평년比 13.4% 올라
고물가에 당장 제품 출고가 인상 가능성은 작지만
업계 “쌀값 상승 추이 예의주시”

최근 쌀값 상승률이 평년 대비 13%를 넘어섰다. 지난해 쌀 생산량 감소로 인한 물량 부족 탓이다. 3월부터 이어지는 쌀값 고공행진에 쌀 소비량이 많은 식품·주류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여전해 당장 원가 인상분을 제품 출고가 등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쌀값 오름세가 계속될 경우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픽=손민균

2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 기준 쌀값(소매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5만9059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0.16%, 평년 대비 13.38% 각각 오른 수치다.

쌀값은 지난 3월 이후 오름세가 이어져 왔다. 지난 2월 기준 쌀값은 5만4438원으로 전년 대비 2.5% 하락했지만, 3월 5만5237원으로 4.5% 올랐다. 이후 4월에는 전년 대비 7.9% 오른 5만4831원, 5월엔 4.1% 오른 5만6178원이었다. 5월 23일부터 한 달 넘게 쌀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5만9000원대를 넘겼다.

이는 지난해 날이 더워 쌀 생산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KREI)가 최근 발표한 ‘6월 쌀 가격 강보합세 전망’에 따르면 지난 3~4월 산지 유통업체의 벼 매입량은 8만5000톤(t)이다. 전년 대비 5000t 늘었다. 상대적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감소해 쌀 공급 부족 인식으로 가격이 오르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산지 유통업체의 보유 재고도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전체 쌀 재고는 71만2000t으로 전년 대비 21만t 감소했다. 쌀 생산·유통 판매업체 대표 A씨는 “작년에 날이 너무 더워서 쭉정이가 많더니 결국 쌀 물량이 모자라서 함평·목포·영암·나주 등 산지를 직접 내려가서 쌀을 구해야 할 지경”이라며 “계속 이 상태로 가다가는 제일 싼 등급의 쌀도 20kg 당 5만원을 넘길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이런 상황에서 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전통주 제조업체는 쌀값 인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쌀 가공협회로부터 할당받는 쌀 물량과 금액의 변동이 관건”이라며 “지금 당장 원가 부담을 제품 출고가에 반영할 가능성은 낮지만, 인상분에 따른 영향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6~7년 전에 쌀값 폭등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적이 있다. 현재 상황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건 최후의 보루인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즉석밥·급식업계도 쌀값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실제 급식업체 등에 가장 많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진 전북 정읍산(産) 쌀이 5만원 안팎까지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즉석밥 생산 기업에 쌀을 납품하는 B씨는 “쌀값이 오른 상황이라 공급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회사와 조율해서 쌀 20㎏ 기준 2000원 정도 올렸다”며 “원가가 부담이 되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급식업체 관계자는 “쌀값 상승으로 재료비 부담이 커진 건 사실”이라며 “통상적으로 고정가 계약을 하는 만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산지와 연간 계약 재배로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어 당장의 쌀값 인상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쌀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쌀값이 언제까지 오를지가 관건”이라며 “오는 10월 추석 전까지 쌀값이 계속 오른다면 정부 차원에서 비축미를 푸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도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쌀값이 오르면 농가 가계 소득에는 도움이 된다. 소비자와 생산자, 중간 유통·제조업체가 적정한 균형가(價)를 고민해봐야할 때”라며 “쌀값 인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제품 출고가 인상 혹은 유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969 李대통령 "24시간이 모자라"…참모진 '체념' 표정 화제 랭크뉴스 2025.07.03
50968 분당·평촌 아파트값만 올랐다… 1기신도시 선도지구 지정 후 희비 갈려 랭크뉴스 2025.07.03
50967 "맨날 이렇게 자는데"…충전기 꽂은 휴대폰, 여기 두면 '큰일' 난다는데 랭크뉴스 2025.07.03
50966 “경제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 김민석 신임 총리 임명 랭크뉴스 2025.07.03
50965 도봉구 사거리서 택시 인도로 돌진… 1명 사망 랭크뉴스 2025.07.03
50964 이상민 전 장관 자택서 돈다발 발견?…"에르메스 가방 안에 놀랄 만큼 거액이" 랭크뉴스 2025.07.03
50963 김건희 특검, 도이치·명태균 제치고 ‘삼부부터’ 왜? 랭크뉴스 2025.07.03
50962 "60% 지지율 높은 숫자 아냐‥'여대야소' 지형은 국민의 선택" 랭크뉴스 2025.07.03
50961 교사가 초등학생과 사랑? 논란의 웹툰, 결국 판매 중단 랭크뉴스 2025.07.03
50960 이 대통령 "독도는 대한민국의 명확한 영토"‥"관세 협상, 쉽지 않아" 랭크뉴스 2025.07.03
50959 이진숙 장관 후보자, 교수 재직 시절 논문 2편 ‘판박이’ 논란 랭크뉴스 2025.07.03
50958 취임 30일 기자회견…“검찰 수사·기소 분리 이견 없어” 랭크뉴스 2025.07.03
50957 [영상] 두 딸 두고 일 나간지 고작 30분…8살, 6살 자매 불길에 '또' 랭크뉴스 2025.07.03
50956 "23억 네이버 주식 다 판다"…한성숙, 중기부 장관 위해 결단 내렸다 랭크뉴스 2025.07.03
50955 도봉구서 택시가 인도 덮쳐 보행자 1명 사망… 또 '닮은꼴' 사고 랭크뉴스 2025.07.03
50954 “비상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던 김용원, “권력 남용이다” 입장 선회 랭크뉴스 2025.07.03
50953 ‘오징어 게임’ 이정재가 말하는 “마지막 끝맺지 못한 대사의 의미는…” 랭크뉴스 2025.07.03
50952 "맥주 4캔 만원 아니라 6캔에 만원?" 주문 폭주하자…CU, 파격할인 하루만에 종료 랭크뉴스 2025.07.03
50951 이 대통령 “60% 지지율? 높은 수치 아냐…못하면 내년 선거서 심판” 랭크뉴스 2025.07.03
50950 “中과 격차 커진다”… 보조금 삭감에 美 전기차 업계 ‘암울’ 랭크뉴스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