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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국립명문대 육성’ 기대와 우려
유초중등 전문성 부족·역사관 논란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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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지방에 있는 저를 부른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교육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의 첫 일성이다. 그간 하마평에 오른 적 없던 이 후보자가 깜짝 발탁된 데 대해 교육계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힘을 싣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입시 경쟁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이 바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며 “지역에 우수한 명문대를 두면 지역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아가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국가 균형 발전과 고등교육 개혁을 위해 전국의 9개 지역 거점 국립대를 서울대에 준하는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9곳에 서울대 수준으로 재정을 투입해 세계적인 연구대학으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지역에서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서울대 10개 만들기’ 저자)는 “(이 후보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교육계에선 이 후보자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정책을 구체화할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입시 경쟁 완화 측면에서 보면 서울대 수준의 대학이 10개로 늘어날 경우 그만큼 문이 넓어져 경쟁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비수도권 대학 교수는 “기존 지역 대학 살리기 정책이었던 글로컬대학30 등을 보면 다른 데 쓸 수 있는 예산을 끌어와 짜내기식으로 몰아주거나,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작은 규모의 대학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예산을 따로 확보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 등이 없는 상황에서 거점 국립대만 살리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가 유보통합, 고교학점제 등 유·초·중등 교육 정책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여러 교육 문제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주장 등을 전혀 알 수 없다. 교육 철학이나 방향이 뭔지 잘 잡히지 않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충남대 총장 재임 시절 내부 갈등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2022년 충남대 학생들 중심으로 추진된 교내 ‘평화의 소녀상’(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상징) 설치를 두고 “구성원들의 합의가 없었다”며 철거를 경고해 내부 반발이 커지기도 했다. 재산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신규·퇴직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사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인 39억4311만원을 신고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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