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관계자가 일본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이유로 중단했던 일본 수산물 수입을 1년 10개월만에 조건부 재개했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수산물 수출처였기에 그간 일본 정부는 수산물 수입 재개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29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국제 모니터링과 중국의 독립적 샘플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일본 일부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 등 오염수 방류 이전에도 수입이 금지됐던 10개 도·현을 제외한 지역의 수산물은 중국 수출길이 열렸다.

수산물 수입 재개 조치는 이날부터 적용되지만, 일단 그간 수입이 중단됐던 일본 수산물 생산 기업은 중국 정부에 다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관총서는 "등록한 날짜 이후 생산된 수산물만 수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발급한 위생 증명서, 방사성 물질 검사 합격 증명서, 생산 지역 증명서도 수입 시 제출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개시한 2023년 8월 24일부터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수산물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일본 수산업계는 타격을 입었고, 그간 일본 정부와 관련업계는 중국과 접촉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구해왔다.

양국은 작년 9월 중국이 추가적인 국제 모니터링 등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일본 수산물이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확인할 경우 점진적으로 수입을 재개한다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주변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는데, 일본의 경우 수산물 수입 재개 세부 사항 논의 속도를 높였다.

한국일보

박지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