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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와 난자. 사진 pixabay

난임 부부를 돕기 위해 정자를 기증했다가 의료기관의 규칙 위반으로 생물학적 자녀를 50명이나 두게 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난임 부부가 증가하던 시기에 다른 가족을 돕는다는 취지로 정자를 기증한 네덜란드 남성 니코 카위트(63)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카위트는 30대 후반이었던 1998∼2000년 네덜란드 난임병원에 정자를 50여회 기증했다. 그가 기증한 정자는 일부 과학 연구와 배아 기증에도 쓰였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카위트는 생명을 위해 기부했다면서 "다만 (기증된 정자로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그 사실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아이로 키우고 싶어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조용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10년 전인 2004년에 자신이 생물학적 자녀를 30여명이나 뒀다는 소식을 병원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이는 단일 기증자를 통해 태어날 수 있는 아이의 수를 25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네덜란드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카위트는 병원들이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정자를 국내외로 무분별하게 판매한 것에 대해 "그것은 생명을 가지고 노는 행위로 절대적으로 금지돼 있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후 기증된 정자의 판매와 관련한 병원들의 과실이 큰 문제가 됐다. 카위트는 이 소동 속에서 자신의 자녀가 네덜란드에 25명, 해외에 25명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정부는 조사를 통해 총 85명의 정자 기증자가 카위트처럼 수십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1명은 100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IT업계에서 일하다 은퇴한 카위트는 매주 새로운 자녀의 연락을 받고 있다. 기증 당시 약정에 따라 카위트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는 15세가 되면 카위트에게 연락할 수 있다.

카위트는 "가장 최근 연락은 지난주였는데 19세 이탈리아인이었다"면서 "나는 이탈리아어를 잘 못 해서 네덜란드어로 쓰고 구글 번역을 사용하는데, 그는 영어 실력이 좋지 않아서 이탈리아어로 답장을 보낸다. 그에게는 조금 '바벨탑'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국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이복형제와 자매 사이의 근친상간과 유전병 유전 및 발병 우려를 막기 위해 단일 기증자를 통해 너무 많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인구가 1800만명에 불과한 네덜란드에서는 기증 정자의 오용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동을 지원하는 '스틴팅 돈오르킨드' 재단의 티스 반 데르 메어 의장은 "같은 생물학적 아버지를 둔 사람들은 종종 같은 재능과 관심사 등을 가지며, 같은 지역 공간에서 살아간다"면서 "(여기서) 사람들이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위험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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