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3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을 불러왔던 감세 법안에 대해 또다시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달 초 두 사람의 불화를 봉합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머스크는 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최근 상원에서 발의된 법안 초안은 미국 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줄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며 파괴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해당 법안이 “과거 산업에 보조금을 주면서 미래 산업에는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에도 타격 우려…머스크, 법안 구조 문제 제기
머스크는 이 글과 함께, 해당 법안이 아직 착공되지 않은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에 과세를 강화하려 한다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글도 공유했다.
머스크가 28일 엑스에 올린 글. @elonmusk X 게시물 캡처
테슬라는 전기차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풍력 터빈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저장장치(ESS)도 개발·판매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 같은 산업 구조에 법안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상원 추진 ‘트럼프 법안’…머스크는 연일 견제
미국 상원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의제를 반영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상원 동료들에게 말한다. 이번 주 안에 반드시 일을 마무리하라”고 법안 통과를 독려했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 맞서 법안 저지 의도를 다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만의 재점화…머스크-트럼프 갈등 재개 조짐
머스크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올린 게시물 중 일부를 후회한다. 너무 지나쳤다”는 입장을 밝히며 화해 제스처를 보였고, 트럼프 측도 이를 수용해 양측 간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비판은 머스크가 트럼프 핵심 법안에 대해 공개 반기를 들며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간 신호로 해석된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특별공무원 신분으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130일간 연방 정부 개편과 예산 절감을 추진했지만, 이달 초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부터 법안에 대한 불만을 연이어 표출해왔다.
특히 그는 트럼프를 향해 탄핵 필요성을 언급하고, 성 추문 연루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일시적으로 파국 직전까지 치달았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