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네일아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고급 가구 매장에서 무료 커피를 마시며 가구 가격 맞히는 게임하기. 혹은 그런 고급 가구를 가득 채운 좋은 집에 사는 미래 상상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정신과 레지던트인 히만슈 와그(25)가 고안한 '돈 안 쓰고 친구들과 노는 방법'이다. 미국에서 레지던트의 연봉은 1년차 전공의의 경우 약 6만 달러(약 8140만원)~6만 5000달러(약 8814만원)이다. 얼핏 보면 높은 연봉 같지만, 물가와 월세, 학자금 대출 등을 생각하면 빠듯한 수준이라 이런 놀이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미국 젊은 소비자들이 이같이 경제적 불안감을 느끼고 그에 따라 소비를 줄이는 현상을 조명했다. 미 시장조사기관 서캐나에 따르면 지난 1~4월에 18~24세의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은 같은 기간 소비를 소폭 늘렸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식비,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료, 의류, 액세서리, 전자제품 등에서 소비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주 소비층이 18~29세인 액세서리 브랜드 스레드 월렛츠의 온라인 매출은 6월 첫 3주 동안 5월 같은 기간에 비해 29% 감소했다.

미국 할인 백화점 '타깃' 로고. EPA=연합뉴스
WSJ은 그 원인으로 젊은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구직난과 실업 문제, 학자금 대출 상환 압박 등을 꼽았다.

이런 현실은 고소득자들이 모인 실리콘밸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곳 IT(정보기술)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와그의 친구 시타 베르마(25)는 지난해 다른 IT 기업에서 해고된 후 1년 간의 구직 끝에 겨우 취직했다. 베르마의 현재 연봉은 약 10만 달러(약 1억 3574만원)에 달하지만, 언제 또 실업자 신세가 될 지 몰라 쉽게 돈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그는 '버킷리스트'였던 고급 바, 레스토랑 가기 대신 타깃(미국의 할인 백화점)에서 산 20달러(약 2만 7000원)짜리 셀프 네일을 하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베르마는 "친구들도 홈 피자파티를 열거나 함께 팔찌를 만들면서 저렴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미 투자은행(IB) 웰스파고의 섀넌 그레인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젊은 소비자들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상황이 좋지 않다"며 "지출만 줄이는 게 아니라 저축도 못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욱 부를 축적하고 소비할 능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라이언 킹 스레드 월렛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 여력이 줄어든 젊은 소비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778 월소득 637만원이면 국민연금 보험료 1만8천원 오른다 랭크뉴스 2025.06.29
53777 지난해 공무원 육아휴직자 중 절반이 ‘아빠’ 랭크뉴스 2025.06.29
53776 '민주당 돈봉투' 윤관석 전 의원 내일 가석방 랭크뉴스 2025.06.29
53775 송언석 "총리 인준되면 장관 검증 무용지물"‥ 내일 '김민석 국민청문회' 예고 랭크뉴스 2025.06.29
53774 “완전히 미친 짓” 머스크, 트럼프 감세 법안 또 비판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29
53773 與 "김민석 인준 본회의 30일 열어야…늦어도 7월 3일 표결" 랭크뉴스 2025.06.29
53772 국힘 송언석 “내일 김민석 ‘국민청문회’ 연다···의혹 해소는커녕 더 커져” 랭크뉴스 2025.06.29
53771 中 ‘무역 희생양 삼으면 반격’… 새 美 관세 협상 경고 랭크뉴스 2025.06.29
53770 민주당 "김민석 총리 인준안, 7월 3일 안에 추경과 함께 처리" 랭크뉴스 2025.06.29
53769 ‘구속 5관왕’, 국힘 대통령 잔혹사…홍준표 “참 부끄럽다” 랭크뉴스 2025.06.29
53768 실무자 “포고령·군 투입, 절차 어겨”…尹 “전쟁 때 계엄 못 해” [피고인 윤석열]⑫ 랭크뉴스 2025.06.29
53767 송미령 장관 “타작물 지원 확대… 쌀값 안정 위해 양곡법 개정” 랭크뉴스 2025.06.29
53766 윤석열, 점심 먹고 돌연 “조사자 바꿔달라”…3시간 버티기 랭크뉴스 2025.06.29
53765 李대통령, 내일 '토니상' 박천휴 작가 등 문화예술인 만난다 랭크뉴스 2025.06.29
53764 "내일 오전 9시 재출석"‥체포방해·비화폰 삭제 조사 랭크뉴스 2025.06.29
53763 우크라, 러 점령지에서 북한제 실전배치 다연장포 파괴 랭크뉴스 2025.06.29
53762 [르포] “동남아보다 싸다”… ‘가성비’ 혁신의료로 무장한 하이난 랭크뉴스 2025.06.29
53761 경찰청 “경찰국 폐지 공감”…총경회의 명예회복 추진 랭크뉴스 2025.06.29
53760 7월부터 오르는 국민연금 보험료…누가 얼마나 더 내나 랭크뉴스 2025.06.29
53759 성폭행 등 혐의만 23건…왕세자비 아들 만행에 노르웨이 발칵 랭크뉴스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