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혈관 오가노이드 3차원 일러스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생명과학연구소 제공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시험법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폐지를 공식화하고, 3차원 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작은 장기 유사체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대체시험을 허용하면서 국내 업계도 오가노이드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현재 고형암 신약 개발을 위한 비임상단계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후보 물질을 평가하고 있다. 대장암, 위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등 총 10가지가 대상이다. 비임상단계에서는 신약의 독성과 유효성(약효) 평가가 이뤄지는데 대웅제약은 암에 걸린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효 평가를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동물실험의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동물 구매 및 보관 등에 소모되는 비용이 크다”며 “오가노이드 활용은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산업 규모가 커지고 기술이 개발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오가노이드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오가노이드 산업은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FDA는 지난 4월 약물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기존의 동물실험을 오가노이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인간과 생물학적 차이가 있는 동물 대신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인간 생체 반응을 더 잘 예측할 수 있고, 연구·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공중보건과 생명윤리 모두에 이익’이라는 취지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에서 2030년 33억달러(약 4조4700억원)로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업계도 분주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6일 신약 후보물질 선별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 사업의 시작을 알리며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선별)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을 활용한 후보물질 선별은 윤리적 문제,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등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오가노이드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도 “현재 최소 10곳의 후보기업 사이에서 오가노이드 대체시험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동물실험으로 진행되는 전임상단계에서 동물실험과 대체시험을 병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역시 오가노이드 등 첨단 대체시험 개발을 위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7일 “첨단바이오산업의 기술주도권 확보와 국내 바이오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첨단 대체시험법’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차원 세포, 유사장기 등 동물실험을 대신할 대체시험법 관련 핵심 소재·부품과 시스템 개발 지원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총 434억9300만원이 투입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을 제정하겠다면서 동물 대체실험법 개발과 표준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오가노이드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가노이드가 기존의 방식(동물실험)을 대체할 정도의 정확성을 가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며 “정확성 등 기술력과 비용 두 가지 측면이 해소되려면 사용량이 늘어야 하는데, 아직은 지극히 초창기 단계”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687 ‘군백기’ 끝난 BTS의 귀환, K팝을 넘어 ‘세계 문화’를 다시 이끌다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랭크뉴스 2025.06.29
53686 “내 험담 하지마” 전 남친 지인에 DM 163번 보낸 20대 벌금형 랭크뉴스 2025.06.29
53685 특검, 尹에 30일 오전 9시 2차 출석 통보... "횟수 제한 없이 소환" 랭크뉴스 2025.06.29
53684 “일한 수형자만 치킨 주는 건 차별” 주장에…법원 “차별 아냐” 랭크뉴스 2025.06.29
53683 文땐 이대남 분노도…"李대통령이 답변" 게시판에 이런 우려 랭크뉴스 2025.06.29
53682 전공의협의회 지도부 교체‥"전향적 대화" 랭크뉴스 2025.06.29
53681 상속 후 4개로 나뉜 땅에 “등기 늦어 집 1채만 분양”한 재개발조합…대법 판단은? 랭크뉴스 2025.06.29
53680 안철수 “국민 곁에 다시 서려면 대선 백서부터 추진해야” 랭크뉴스 2025.06.29
53679 이재명 대통령, 타운홀미팅 왜 시작했을까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29
53678 “이게 제일 잘팔린다고?” 바나나우유 제친 편의점 판매 1위의 정체[송이라의 트렌드쏙쏙] 랭크뉴스 2025.06.29
53677 서울 아파트 74% ‘직격탄’… 초강력 대출 규제 여파 본격화 랭크뉴스 2025.06.29
53676 집 안방서 숨진 父 시신 방치한 아들 "경찰관 올 때까지 몰랐다" 랭크뉴스 2025.06.29
53675 [단독] 광복회 이어 '홍범도 예산'도 복원 수순‥보훈부 "추경 필요" 랭크뉴스 2025.06.29
53674 삼양식품 세금소송…대법 “503억원 탈세 정당 추징” [허란의 판례 읽기] 랭크뉴스 2025.06.29
53673 주진우 "국민은 15만원 주고 의원은 출판기념회로 1억~2억…'검은봉투법' 논의해야” 랭크뉴스 2025.06.29
53672 아버지 시신 보름 넘게 방치한 아들 ‘징역 6개월’ 랭크뉴스 2025.06.29
53671 “빛도, 소리도 차단된 사람들” 시청각장애인을 아십니까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29
53670 [르포] ’7세 고시’ 유명 영어학원 입학시험 기출문제집, 몰래 만들어 판다는데… 랭크뉴스 2025.06.29
53669 이재명 대통령 '잘하고 있다' 64%‥6070도 등돌린 국민의힘? 랭크뉴스 2025.06.29
53668 伊 "베이조스 결혼식 1.5조 효과…베네치아 年수입 68%" 랭크뉴스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