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할 부분 상당해 서면 통지”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0시59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첫 소환조사를 마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30일 오전 9시까지 재차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29일 새벽 1시10분께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조사는 밤 9시50분께 종료됐다. 조서 열람을 3시간에 걸쳐서 했다”며 “조사할 부분이 상당해서 (윤 전 대통령 쪽에) 30일 오전 9시에 다시 출석해달라고 서면으로 통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 통지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즉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14분께부터 조사를 시작해 이날 새벽 0시59분께 조사를 마치고 서울고검 청사를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중간에) 조사를 왜 거부했냐’는 등 기자들 질의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검은색 에스유브이(SUV) 차량에 탑승한 뒤 귀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에 15시간 넘게 머물렀지 실제 조사는 5시간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쪽이 조사 담당자인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3시간 넘게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박 총경은 1차 체포영장 집행에는 현장에도 없었고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지휘하지도 않았다고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조사 거부 입장을 유지했다.
특검팀은 결국 해당 부분 조사를 넘기고 오후 4시45분부터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와 외환 혐의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사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윤 전 대통령 쪽에 추가 조사를 통보했다. 특검팀은 계엄에 동원된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삭제 의혹에 대해서는 아예 조사를 하지 못했다.
박 특검보는 “오후 4시45분부터 시작한 조사의 진술조서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서명 날인 등을 다 마쳤다”며 “조사를 거부한 부분을 제외하고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조사 필요성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을 제한 없이 소환조사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 송진호 변호사는 이날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특검이면 검사가 조사하는 게 맞는 건데 경찰이 주로 신문하는 과정이 이어졌다”며 “특검에 조사자를 바꿔달라고 했는데 이를 거부했다. 그래서 의견 조율 때문에 (조사 중단)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다음 조사에 응할 것인지 묻는 말에는 “당연히 적법한 소환에는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