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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돌봄 공백 참사…긴 대기시간, 취약 시간대 구인난
전문가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이용 쉽고 빠른 플랫폼으로"


부산 초등학교에 마련된 자매 추모 공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25일 오후 최근 아파트 화재로 숨진 자매가 다닌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에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5.6.25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부산에서 부모가 일하러 나간 사이 발생한 화재로 어린 자매가 숨진 가운데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4일 오전 4시 15분께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는 모 아파트에서 불이 나 안방에서 자고 있던 10살과 7살 자매가 숨졌다.

사고 당시 부모는 새벽에 청소 일을 하러 나간 상태였다.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홀로 있던 아이가 사고당하는 비극은 이전부터 반복됐다.

지난 2월 26일 오전 10시 43분께에는 인천 서구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나 12살 여자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아이의 아버지는 신장 투석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고, 어머니는 식당으로 출근한 상황이었다.

2023년 12월에는 울산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나 5세 남자아이가 숨졌다.

아이의 유일한 보호자인 아버지는 이사를 앞두고 청소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부산 초등학교에 마련된 자매 추모 공간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 대비해 아이돌봄서비스 운영하고 있다.

생후 3개월부터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서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아이를 돌보기 어려울 경우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하는 제도다.

일반 단기 서비스는 4시간 전, 긴급 돌봄 서비스는 2시간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서비스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긴 데다가 야간 등 취약 시간대에는 돌보미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이돌봄 서비스 평균 대기 기간은 2020년 8.3일, 2021년 19.0일, 2022년 27.8일, 2023년 33.0일, 2024년 32.8일로,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부모들이 아이돌봄서비스를 주로 자녀의 등·하교 시간이나 하교 후 부모가 퇴근하기 전 시간대에 집중해 신청하기 때문이다.

아이돌봄서비스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특히 갑자기 보호자가 필요해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더라도, 수락한 돌보미가 없으면 자동으로 취소된다.

이렇다 보니 야간이나 취약 시간대 급한 일이 생긴 상황에서는 서비스 이용이 더욱 어렵다.

부산의 한 가족센터 관계자는 "돌보미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데, 이용자가 주로 원하는 시간대가 한정적이고, 근무 시간도 짧아 일하기를 꺼린다"며 "늦은 밤에는 돌보미도 일하기 힘들어하는데, 의무적으로 일하라고 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용 역시 저소득층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중위 소득층 75% 이하 가정은 정부가 돌보미 비용의 75∼85%를 지원한다.

나머지 가정은 시간당 4천원에서 많게는 1만2천원까지 내야 한다.

권희경 국립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아이돌봄 서비스를 민간 영역으로 확장해 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돌보미가 급히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에 바우처를 추가로 지급하는 등 지원을 뒷받침하는 것도 필수"라며 "이용자들이 더 쉽고 빠르게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 등을 구축해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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