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 당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청하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젊은 비대위원장을 털면 안 나올 것 같냐”고 말했다고 김 위원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26일) 대통령과의 환담 과정에 김 후보자에 대한 검토를 다시 요청한 바 있는데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하는 데 진정성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22일) 오찬 과정에서는 김 후보자와 관련한 여러 가지 도덕적 의혹과 자질에 대한 문제점을 말씀드렸더니 (이 대통령이) ‘젊은 비대위원장을 털면 안 나올 것 같냐’ 이런 말씀을 했다”고 공개했다.
또 26일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사전 환담에선 배석한 관계자가 ‘국정 지지율 50%를 넘는 것을 야당도 고려해달라’고 말한 것을 거듭 거론하며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그런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물론 대통령이나 배석자가 농담 삼아 그런 말을 했겠지만, 개인적으로 적절치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야당이, 비대위원장이 국민 눈높이에서 이재명 정부가 잘됐으면 하는 고언을 드린 거고 과거 저희 정부가 잘못했던 점을 반복하지 말라는 점에서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조언을 드렸는데 태도가 아쉽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많은 국민이 이재명 정부를 선택해 주셨고 국정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러한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결과적으로 이재명 정부 마지막 모습도 뻔히 보인다”며 “그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야당은 계속해 국민 눈높이에서 정부의 한계를 건강하게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에게 ‘젊은 비대위원장 털면 안 나오겠나’라고 했다고 한다”며 “대통령 발언으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이야기하면‘털 수 있다’는 거냐”며 “그러니 ‘입 다물라’는 겁박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통합과 협치를 한다더니 대놓고 협박을 하고 있다”며 “야당에 대한 모욕이자,국민을 향한 ‘입틀막’ 협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