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6일 이란 국영방송에 녹화된 영상 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AFP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6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맞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압으로 24일 휴전이 발효된 이후 내놓은 첫 메시지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한 것은 과장"이라며 "그들은 아무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의 이번 입장 표명은 지난 24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간의 무력 충돌을 끝내고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처음이다. AP통신은 "하메네이는 평소보다 피곤해 보이고 목소리가 쉬었으며, 말도 더듬는 모습도 보였다"고 평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우리(이란)가 미국의 뺨을 쳤다. 미국은 이 전쟁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한 건 개입하지 않을 경우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군은 역내 주요 미국 거점에 접근할 수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 행동할 수 있다"며 "이 행동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어떤 침략이든 적은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는 '이란이 항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하며 "이란의 문화적, 문명적 풍요는 미국과 그 일당보다 수백 배는 크다. 이란의 항복을 기대하는 것은 허황된 소리"라고 일축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위대한 국가 이란이 시온주의자의 가짜 정권(이스라엘)에 대한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갖 소음과 주장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자 정권은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타격에 거의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손성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