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상승률 역전… 수익률도 앞서
투자 패러다임, 상품→ 입지로 이동
투자 패러다임, 상품→ 입지로 이동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매바위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아래)와 한강 이북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부동산시장에서 정설처럼 여겨지는 ‘강남 불패’와 ‘아파트 불패’ 중 뭐가 더 강력할까. 최근 5년만 놓고 보면 강남의 힘이 더 센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빌라의 집값 상승률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아파트를 앞질렀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이달 초까지 노도강 아파트의 전체 평균 상승률은 115.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강남 3구 빌라의 평균 상승률(102.4%)보다 높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상승률을 따져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기간 노도강 아파트 상승률은 19.7%로 강남 3구 빌라 상승률(25.8%)에 한참 못 미친다. ‘강남 프리미엄’이 강력해지면서 상승률 역전이 발생한 것이다. 집토스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투자 패러다임이 ‘상품’에서 ‘입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강력한 단서”라며 “핵심지 선호 흐름이 강력해지면서 빌라마저 강남이라는 입지에 힘입어 강북 아파트 상승률을 뛰어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입지 선호 현상은 시세차익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강남 3구 전용면적 84㎡ 빌라의 평균 매매가는 2015년 4억8607만원이었다. 2020년 6억9438만원으로 뛴 뒤 올해는 9억410만원까지 올랐다. 각각 5년 사이 42.9%, 30.2%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84㎡의 노도강 아파트 가격은 3억5558만원→6억611만원(70.5%↑)→7억3230만원(20.8%↑)으로 강남 3구 빌라에 비해 5년 단위 상승폭이 둔화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5년 사이 두드러진 특징이 ‘똘똘한 한 채’다. 양도세·취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가 불리해지면서 집 한 채만 마련하고 나머지는 금융자산으로 운용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가 바뀌었다”며 “‘아파트 불패’가 아니라 ‘강남 불패’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