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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장관 유임 공개 반대 못하고
농민 단체 반발 우려만 하는 처지
2년 전 청문회선 ‘인사 참사’ 규정
당시 비판 주워 담아야 할 상황
이재명 대통령이 유임을 결정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 장관은 윤석열정부 때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을 ‘농망법’(농업을 망치는 법)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정부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고립무원 신세가 됐다. 2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송 장관 임명을 엄호했던 국민의힘은 “기회주의적 처신”이라며 자진 사퇴까지 공개 요구했다. 윤석열정부 내내 정면으로 충돌했던 더불어민주당은 공개적인 반대는 못 한 채 농민 단체 반발을 우려스럽게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송 장관이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자 여당 간사인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송 장관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여러 문제가 예상됨에도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리셨기 때문에 존중한다”면서도 “핵심 정책에 대한 정확한 입장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명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과거 언행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장관이 과거 발언을 사과하고 쟁점 법안들에 대해 전향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농업 4법에 대해 농업을 망치는 ‘농망법’이라고 비판했는데, 이제는 새정부 국정철학에 맞춰서 적극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한다. 그간의 소신은 어디로 간 것이냐”며 “농망법이 희망법으로 바뀌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송 장관은 “위원님들이 도와주시면 ‘희망법’으로 만들겠다”고 응수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도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는 것은 이전 정부에서 소신껏 일해 온 공무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기회주의적 처신에 강력하게 비판한다. 농망 4법을 재추진한다면 사퇴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농민들이 ‘남태령을 넘으니 송미령이 나왔다’고 한다. 이 대통령에게도 실망했다고 한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농민들께 사과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민주당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과거 송 장관 지명 당시 내놓은 수많은 비판 논평과 발언을 주워 담아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송 장관을 지명했을 때 민주당은 표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인사 참사’로 규정했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도 응하지 않았다. 비상계엄 관여 여부와 상관없이 자격 미달로 판단했던 것인데 이젠 180도 달라진 위치에 서게 됐다.

대통령실 부대변인에 발탁된 안귀령 당시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송 장관 후보자는 발표했던 논문 3편에 자기 표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끝없는 인사 참사에 국민의 분노가 쌓이고 있음을 경고한다”고 했다.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선우 당시 대변인도 “인사 참사 도미노”라고 비판했다. 한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 초라 의원들의 입을 막을 순 있을지 몰라도 농민들의 입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송 장관 본인이 농민들에게 명확히 사과하고 직접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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