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선서 승리 땐 첫 ‘무슬림 시장’


33세의 무슬림 청년이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계 거물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가 본선에서도 승리한다면 뉴욕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5일(현지시간) 치러진 경선에서 정치 신예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사진)이 43.5%의 지지를 받아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36.4%)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이날 바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뉴욕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후보의 표를 나머지 후보에게 분배하는 방식의 개표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아직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뉴욕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해 민주당 경선은 본선에 준하는 무게감을 가진다. 맘다니는 오는 11월4일 치러질 본선에서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 등과 겨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맘다니가 일으킨 이변은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에 대한 염증과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 사임한 쿠오모 전 주지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치적 재기를 꿈꿨지만,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무소속)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민주) 등 진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맘다니에게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 컨설턴트 트립 양은 “현대 뉴욕시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라고 NYT에 말했다.

맘다니는 승리 연설에서 “존엄한 삶은 소수의 행운아에게 국한돼선 안 된다”면서 “모든 시민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뉴욕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NYT는 그의 승리 축하 파티가 열린 장소에 너무 많은 청년 인파가 몰려 대기자 명단까지 생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91년 우간다에서 태어난 맘다니는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다. NYT는 그의 승리가 10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는 뉴욕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억만장자들이 기부한 정치활동위원회에서 수백만달러의 정치자금을 지원받은 쿠오모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약속한 것과 달리, 맘다니는 경선 캠페인 내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강하게 비판했다.

맘다니의 경쟁자였지만 선거 도중 그에게 지지 선언을 한 유대계 브래드 랜더는 그의 1위가 확정된 후 축하를 전하면서 “우리는 누구도 뉴욕에서 무슬림과 유대인을 갈라놓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맘다니는 2021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저소득층 유색인종을 강제 퇴거 위험에서 보호하는 주택상담사로 활동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에게 뉴욕이 모두를 위한 도시가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했다. 맘다니는 “노동자 계층도 열심히 일하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무료 공영버스,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위한 재원은 기업과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걷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지난해 대선 패배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끌어오기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던 민주당 주류 세력이 맘다니의 승리를 불편하게 여길지, 아니면 그를 ‘차세대 얼굴’로 받아들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정계 입문 전 래퍼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가 비영리 단체 ‘살람 발락 트러스트’에서 활동했던 할머니를 기리려 2019년 발표한 곡 ‘나니’의 뮤직비디오 영상은 지금도 유튜브 계정에 남아 있다. 이 영상은 지지 청년들이 1위 축하 댓글을 남기러 오는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341 김민석 “공적 책임 다해왔지만, 국민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할 대목들에 송구” 랭크뉴스 2025.06.26
52340 ‘기재부의 나라’로 불렸지만 조직 개편에 수장 공백으로 입지 흔들 랭크뉴스 2025.06.26
52339 유시민 “李정부서 공직 안 맡을 것”…이유는 랭크뉴스 2025.06.26
52338 진짜 별이 된 ‘은마아파트’…강남만의 리그 [서울집값탐구]① 랭크뉴스 2025.06.26
52337 정부 뾰족수 없어 집값 불안 확산…단기 수요억제? 근본대책? 랭크뉴스 2025.06.26
52336 파월 "관세, 인플레이션 영향 예측 솔직히 어려워" 랭크뉴스 2025.06.26
52335 '약물 운전' 이경규 소식에…정신과 전문의 "가뜩이나 편견 높은데" 랭크뉴스 2025.06.26
52334 민주당 정권 ‘부동산 악몽’ 또 엄습…금리인하·공급절벽 ‘첩첩산중’ 랭크뉴스 2025.06.26
52333 트럼프 “이란과 다음주 대화 가질 것” 핵 합의 재개 뜻 랭크뉴스 2025.06.26
52332 트럼프 “이란과 다음 주 대화 가질 것” 랭크뉴스 2025.06.26
52331 [중앙시평] 이 대통령의 상대는 ‘5년 후 이재명’ 랭크뉴스 2025.06.26
52330 "기초연금 늦추면 노인 경제적 불안정↑…저소득층엔 직격탄" 랭크뉴스 2025.06.26
52329 또 세계 찢었다!…K-감성 듬뿍 담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랭크뉴스 2025.06.26
52328 美 엔비디아 주가, 역대 최고가 경신…첫 150달러대 마감(종합) 랭크뉴스 2025.06.26
52327 "미국 MZ 600만 명 '신불자' 될 판"…대체 무슨 일? [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6.26
52326 '내란 2인자' 김용현 추가 구속‥특검 수사 탄력 랭크뉴스 2025.06.26
52325 내란 특검, 윤석열 28일 소환…김용현 추가 구속 이어 본격 재수사 랭크뉴스 2025.06.26
52324 김민석 "공적 책임 다해왔지만 국민 눈높이 미흡한 대목 송구" 랭크뉴스 2025.06.26
52323 미국 위해 싸운 '한인 상이군인'마저… 트럼프 추방에 당했다 랭크뉴스 2025.06.26
52322 알짜 자회사 팔던 두산 잊어라... 현금자산 7.5조 들고 M&A 매물 탐색 분주 랭크뉴스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