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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대 압박 완화 신호탄"
백악관은 확대해석 경계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탑승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헤이그=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휴전한 지 몇 시간 만에 대(對)이란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제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계속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에서도 많은 석유를 구매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백악관 안팎으로 큰 후폭풍을 불렀다. 그간 이란 정권의 주요 수출 품목을 제한해 수입원을 차단하려 했던 역대 미국 행정부의 정책을 훼손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이란과 거래해 온 '최대 고객'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도록 허가할 경우 수년간 유지돼온 미국의 이란 정책을 급선회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출범 18일 만인 지난 2월 이란산(産) 원유 수백만 배럴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한 세페르에너지 등 유령회사와 유조선·선박 등을 제재 대상에 올리며 이란 제재를 강화했다. 스캇 모델 래피단 에너지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이란 원유 구매를 허용하는 것은 제재 집행 기준이 느슨해지는 방향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24일 이란-이스라엘 분쟁으로 공습 피해를 받은 이란 포르도 핵 연료 농축 시설을 위성사진으로 촬영했다. 포르도=로이터 연합뉴스


미 행정부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그가 기대하고, 고대하는 바를 시사한 것"이라며 즉각적인 정책 변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 또한 "대통령은 그의 단호한 중재 덕분에 호르무즈해협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환기한 것"이라며 "(해협 봉쇄는) 중국에 치명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이란산 석유를 우회 수입하는 중국에 자국산 원유도 수입하라고 촉구하는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다만 제재가 즉각 해제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란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선 일련의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에디 피시먼 전 미 국무부 제재 담당 고위 관리는 "대통령은 법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외국 기업에 반드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이를 면제하기 위해선 재무부 허가와 국무부의 면제 요청서 발급이 필요하며, 반드시 의회에 공식적으로 이를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제재 완화는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는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컨설팅 업체 라피단 에너지의 지정학적 리스크 담당 이사인 페르난도 페레이라는 FT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재 해제를 조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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