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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막시마 네덜란드 왕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도착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들어갔다. 전날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을 사실상 ‘강제 종전’시키면서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등에 업고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주장해온 대로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에 합의하는 공동성명 채택이 유력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회의라는 다자외교 무대에서 자신의 외교적 치적을 한껏 부각시킬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첫날 일정으로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막시마 왕비를 접견한 뒤 하우스텐보스궁에서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32개 나토 회원국 정상이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처음으로 한꺼번에 모이는 자리였다. 만찬 행사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자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첫날인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하우스텐보스궁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가락을 천장을 가리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방위비 GDP 5%’ 공동성명 유력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32개 회원국은 회의 둘째 날인 25일 오전 북대서양이사회(NAC) 본회의를 갖는다. 오후에는 기자회견이 잡혀 있다.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모든 회원국이 2035년까지 군사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5%로 올린다는 합의가 담길 전망이다. 5%는 직접 군사비 3.5%에 간접적 안보 비용 1.5%를 더한 규모다. 다만 스페인은 지난 19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5% 인상 목표’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국방비 증액 합의가 채택되면, 이는 그간 꾸준히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GDP의 5%까지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관철되는 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첫날인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하우스텐보스궁에서 열리는 환영 만찬에 앞서 각국 정상들이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나토 총장, 트럼프에 “당신의 승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로 출국하기 전 소셜미디어에 뤼터 사무총장이 문자메시지로 보낸 덕담을 공개하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적극 부각했다. 뤼터 총장은 문자메시지에서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가 (GDP 대비 국방비) 5%에 서명하도록 했다”며 “당신은 그 어느 미국 대통령도 수십 년간 하지 못한 업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럽은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국방비를 크게 지불할 것이며 이는 당신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의 핵심 안보틀인 ‘동맹 집단방위’ 조항(제5조)에 대해 또다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나토 제5조는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이를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나토 집단방위 체제의 근간이 되는 조항이다.



‘나토 5조’ 확답 대신 “친구 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덜란드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나토 5조 준수를 약속하느냐’는 물음에 “그건 당신의 정의에 달려 있다. 5조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다”며 “난 나토의 친구가 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이 발언이 유럽 일부 회원국에 우려를 일으킬 수 있다는 후속 질문에는 “저는 생명과 안전에 전념하고 있다”며 “거기(네덜란드)에 도착하면 정확한 정의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나토 5조 이행 여부에 대한 확약을 주저했고, 지난해 2월에는 방위비를 내지 않는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 침공을 받더라도 미국이 보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부추길 것”이라고도 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미 언론에서는 이날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동맹 상호방위 약속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의심스럽게 만들었다”(워싱턴포스트), “나토 동맹의 핵심 집단방위 약속을 약화시켜 모임(나토 정상회의)에 긴장을 고조시켰다”(폴리티코) 등의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내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IP4 특별회동 불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각국 지도자와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같은 날 잡힌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의 특별 회동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당초 25일 오후 미국을 포함한 나토 회원국과 IP4 회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미국을 뺀 나토 회원국과 IP4 회동 형식으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 나토 당국자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당초 미국도 참여하는 형태로 개최하려 했지만 일정상 이유로 가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토는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뤼터 총장, IP4 간 회동이 열릴 예정이라고 안내했었다. 하지만 회동 공지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잇달아 불참을 알렸다. 이에 앞서 호주도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의 불참을 결정하고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보내기로 결정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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